
[더구루=정예린 기자] HD현대미포가 베트남 현지 조선소에 약 800억원을 투자해 건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한다. 생산능력 강화를 통해 중대형 선박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글로벌 조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1일 베트남 칸호아성 경제특구 및 산업특구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근 HD현대미포의 베트남 자회사 'HD현대베트남조선'이 신규 부두 4·5·6호 건설과 설비 확장에 약 1조5000억 동(약 8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하고 투자등록증을 발급했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연간 선박 생산량을 현재 15척에서 오는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신규 투자 중 부두 4호 건설에는 414억 동이, 5·6호 건설에는 1133억 동이 각각 투입된다. 부두 4호는 2026년, 5·6호는 2030년 완공 예정이다. 투자 완료 후 연간 생산능력은 144만 DWT, 선박 신조 규모는 11만5000 DWT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HD현대베트남조선의 생산능력은 연간 95만 DWT, 선박 신조 규모는 11만 DWT 수준이다. 작년에는 15척의 선박을 인도하며 약 6억2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6척과 선실 9기 인도를 목표로 7억 달러 이상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해운 시장의 회복세와 중대형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생산능력과 설비 확장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재무적 안정성 확보도 진행 중이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베트남 대외무역 합자상업은행 칸호아 지점과 3조8050억 동(약 2017억원) 규모의 단기 신용 조달 계약을 체결해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본보 2025년 7월 28일 참고 HD현대베트남조선, 베트남 국영 은행서 2000억원 자금 조달>
한국 조선업계 최초 해외 진출 사례인 HD현대베트남조선은 1996년 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 국영조선공사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99만2000㎡(약 30만 평) 부지에 40만 톤(t)급 및 10만t급 도크를 갖추고 있다. 설립 이후 29년간 총 200척 이상의 선박을 수주·건조해왔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현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쩐꿕남 칸호아성 인민위원장이 HD현대베트남조선을 방문해 생산 현황과 안전관리, 투자 확대 계획을 점검하고 투자 환경 개선과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본보 2025년 7월 9일 참고 베트남 칸호아성 인민위원장, HD현대베트남조선 깜짝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