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장금상선이 그리스에 중고 케이프사이즈(재화중량톤수 17만톤 이상) 벌크선을 매각했다. 원유 수송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장금상선은 현재 운용 중인 벌크선 함대의 절반을 매각하고 유조선 선대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5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그리스에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매각해 1억 달러(약 1370억원)를 확보했다.
이들 선박은 중국 선박 금융계 큰손인 중국교통은행(中國交通銀行) 산하 뱅크 오브 커뮤니케이션 파이낸셜 리징(Bank of Communications Financial Leasing, BoComFL)에서 임대한 4척이다.
그리스에 매각한 선박은 17만6400DWT급 퍼시픽 이스트(Pacific East, 2012년 건조)호 등 벌크선이다. 존 드라그니스(John Dragnis)가 이끄는 선박관리회사 골든포트(Goldenport)가 매입했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골든포트는 유동성과 대형 벌크선 기본 요소에 대한 낙관론 속에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구매했다. 골든포트는 선박 매각과 인수를 통해 선대를 조정하고, 시황에 따라 선박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장금상선은 지난 5월부터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과 파나막스 벌크선(재화중량톤수 약 8만 톤) 3척 등 총 7척을 매각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쳐왔다. 해당 선박들은 수주 동안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었다. <본보 2025년 5월 30일 참고 장금상선, 벌크선 7척 매각 추진…유조선 사업 집중>
장금상선이 벌크선을 매각하는 건 다국적 원자재 유통사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데 따른 조치이다. 장금상선은 트라피구라와 합작 법인인 '럭키 마리타임'을 출범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비롯한 탱커선 통합 운영을 추진한다. 럭키 마리타임은 운영 VLCC 규모를 100척 이상으로 늘려 시장 점유율 1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유 운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장금상선은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 여파로 VLCC 수요가 늘자 탱커 선대를 늘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본보 2025년 4월 23일 참고 [단독] 장금상선·트라피구라 합작사 '럭키 마린타임' 공식 출범...VLCC 운영 통합>
유조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유조선 선대도 확충하고 있다. 탱커선 공급 부족 전망에 따라 그리스 선주로부터 선령이 3년된 VLCC 2척을 높은 운임에 단기 임대했다. <본보 2025년 7월 1일 참고 '원유 운반 사업 확장' 장금상선, 'HD현대삼호 건조' 초대형 유조선 2척 용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