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암호화폐 투자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유럽 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CoinShares)가 발표한 ‘디지털 자산 주간 자금 흐름’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 동안 암호화폐 투자 펀드에 총 1억3000만 달러(약 18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은 비트코인 투자 펀드로 총 1억4400만 달러(약 194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주간 거래량은 지난 4월 주간 평균 170억 달러(약 22조8900억원)에서 지난주 80억 달러(약 10조7700억원)로 감소했다.
제임스 버터필 코인셰어즈 리서치 책임자는 “이번 데이터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둔 지난주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한 주 동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GBTC)에서 그레이스케일의 자금 이탈이 줄어들면서 GBTC에 1억1680만 달러(약 157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의 GBTC 투자액은 지난 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델리티와 비트와이즈, 반에크의 자금이 대거 유입된 가운데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펀드는 2030만 달러(약 270억원)가 유입되며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미국, 스위스, 홍콩, 브라질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특히 위스콘신주 투자위원회(SWIB)는 비트코인 현물 투자에 대한 노출을 공개하면서 암호화폐 투자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3분기 보고서를 보면 SWIB는 올해 1분기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신탁(IBIT) 주식 9만4562주를 매입했다. 또한 약 6400만 달러(약 860억원) 상당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주식을 매입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현물 비트코인 ETF에 대한 SWIB의 관심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발추나스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SWIB이 이 정도로 투자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라면서 “기관투자자들은 보통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