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리튬 공급 계약 어겼다" LG엔솔, 시그마리튬 국제분쟁기구에 제소

"시그마리튬, 2021년 10월 체결 계약 조항 위반"
소송 아닌 중재 선택…합의 통해 분쟁 해결 가능성도
시그마리튬, 작년부터 브라질 광산서 리튬 생산 개시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파트너사인 캐나다 '시그마리튬(Sigma Lithium)'이 계약 조항을 위반했다며 책임을 묻고 나섰다. 양사 간 동맹에 균열 조짐이 보이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리튬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시그마리튬은 19일(현지시간) "18일 미국중재협회 국제분쟁해결센터(AAA/ICDR)로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시그마리튬에) 보낸 중재 개시서를 받았다"며 "중재 요청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시그마리튬이 리튬 정광 구매를 위해 양사가 2021년 10월 5일 체결한 구매 계약의 특정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회사는 해당 주장이 전혀 가치가 없다고 믿으며 회사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계획"이라면서도 "시그마리튬은 LG그룹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시그마리튬은 지난 2021년 10월 배터리용 리튬 농축액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연간 6만t을 시작으로 2024~2027년 연간 10만t의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매년 추가 공급 여부도 협상키로 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적한 시그마리튬의 위반 사항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밀 유지 조항 하에 양사 모두 구체적인 법률 절차와 배경 등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양사 간 분쟁이 긍정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지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것이 아니라 중재 절차를 밟는 것은 사업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기 때문이다. 

 

중재는 당사자가 법원을 거치지 않고 중재인 등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제도다.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소비자분쟁, 불공정거래분쟁 등이 발생했을 경우 소송이 아닌 중재로 해결하기 위해 약관 등에 중재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소송이 발생하면 경제적 부담감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는 반면 중재 제도를 활용하면 비공개 절차를 통해 소액의 합의금을 주고 마무리할 수 있다. 

 

중재 재판은 모든 내용이 공개되는 일반적인 법정 재판과 달리 비공개로 진행된다. 판사나 배심원이 아닌 중립 중재인 앞에서 청문회를 열고 잘잘못을 가리기 때문에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소하다.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사법 리스크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으면서도 빠른 분쟁 해결이 가능한 셈이다. 

 

시그마리튬은 2012년부터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 '그로타 도 시릴로(Grota do Cirilo)'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19년 환경 허가를 받아 광산 개발과 처리 시설 건설 등을 본격화했다. 2022년 말 개시한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작년 상업 생산 준비를 완료했다. 

 

그로타 도 시릴로 프로젝트의 1단계 생산량은 연간 27만t이다. 예상 대비 63% 증가한 추가 광물 매장량을 확인, 계획된 증설 용량도 늘리기로 했다. 당초 2단계 목표 생산량을 연간 44만t로 잡았으나 3단계까지 연장하고 연간 76만6000t으로 목표치를 상향했다.

 

작년 4월 주정부로부터 광산 1단계 운영 시작을 위한 라이선스를 승인받아 상업 생산 준비에 착수했다. 3개월여 만에 생산량을 끌어 올리고 처음으로 출하했다. <본보 2023년 4월 11일 참고 시그마리튬, 브라질서 생산 개시…LG엔솔 공급망 강화>

 

기존 전망과 달리 리튬 첫 생산분은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중국 '야후아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앤 디벨롭먼트(Yahua International Investment and Development)'가 차지했다. 쓰촨 야후아 인더스트리얼 그룹의 계열사다. 양사는 작년 향후 3년간 연간 최대 30만t의 그린 리튬을 공급하는 장기구매계약(오프테이크)을 체결했다. <본보 7월 31일 참고 'LG엔솔 파트너' 시그마리튬, 세계 최초 '탄소중립' 리튬, 中에 먼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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