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삼성, HBM 앞세워 AI반도체 '파도' 올라타나

AI수요 급증에 핵심 부품 HBM도 인기
'시장 양분' 한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AMD와 잇단 협력

[더구루=김도담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되면서 고전하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AI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반등'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양분한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AI반도체의 품귀현상으로 인한 엔비디아, AMD의 성장을 조망하면서 AI반도체의 필수 부품인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주목하고 있다. 

 

WSJ는 "10년 전부터 경쟁사보다 앞서 HBM 개발에 나선 SK하이닉스가 초기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SK하이닉스가  가장 핫한 반도체 분야 중 하나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경제 매체 이그젬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필수 파트너로 자리잡았다"며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도전 역시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은 후 통로를 만들어 연결한 메모리 반도체다. 낮은 전력 소모와 빠른 처리 속도를 갖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메모리 반도체다. 

 

HBM 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회사는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들이 낮은 수익성과 미진한 시장 수요로 HBM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품 개발에 나서 세계 최초로 HBM 메모리 양산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 6월부터 4세대 제품인 HBM3를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AI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도 HBM 반도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려면  AI반도체의 주요 부품인 HBM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SK하이닉스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SK하이닉스에 비해 한발 늦었지만 삼성전자의 추격 역시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SK하이닉스가 독점해오던 HBM3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4분기 양산 예정인 AMD의 최첨단 AI 반도체 'MI300X’에 HBM3를 공급할 예정이다. 

 

엔비디아-SK하이닉스 연합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엔비디아는 그간 SK하이닉스의 HBM을 포함한 AI반도체 패키징 생산을 TSMC에 맡겨왔다. 하지만 TSMC의 생산규모가 수요를 쫒아가기 버거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엔비디아는 TSMC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그 대안이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HBM뿐 아니라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진행중인  삼성전자가 양산 단계에 돌입한 자사 HBM3 제품을 넣은 첨단 패키징까지 한번에 제공하면 엔비디아는 고성능 AI 반도체 'H100' 수요에 좀더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편 AI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90% 가까이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상태다. 하지만 AMD가 엔비디아 하이엔드급 AI반도체 'H100'과 동급 수준의 성능을 갖춘 ‘MI300X’ 생산을 확대하고, 훨씬 저렴한 가격에 내놓기로 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만큼 생산규모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인 HBM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인 모르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HBM 시장은 올해 20억4186만달러(약 2조7000억원)에서 2028년 63억2150만달러(약 8조36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HBM 시장점유율(트렌드포스 기준)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로 사실상 한국 기업들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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