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투자' ESS, 사기 의혹 제기…"자회사와 공급계약 은폐"

美 공매도 투자자 그리즐리리서치 보고서 내놔
"해외 자회사와 공급 계약 맺으며 제3자로 둔갑"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공매도 투자자인 그리즐리리서치(Grizzly Research)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배터리 제조업체 ESS를 정조준했다. 해외 자회사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마치 제3의 기업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주장이다.

 

그리즐리리서치는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ESS는 지난 8월 호주 기업인 ESI(Energy Storage Industries Asia Pacific)와 70대 에너지 웨어하우스 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조사 결과 이 회사는 제3자의 클라이언트를 가장한 사실상 ESS의 자회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리즐리리서치는 "ESI는 올해 2월 사명을 변경했으며 이전까지 ESS와 거의 동일한 로고를 공유했고 ESS와의 거래 이외에는 눈에 띄는 다른 활동도 없었다"며 "ESS가 대규모 계약을 발표하기 전 ESI와의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행동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ESI는 지난 7월 기공식을 열며 ESS와 협력을 위해 7000만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주력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공장은 건설되지 않고 있으며 시공을 맡은 건설사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SI는 현지 사무실도 없고 본사 주소는 지역 카페의 우체통으로 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ESS 측은 "보고서 내용은 수많은 오류와 뒷받침되지 않은 추측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고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SS는 2011년 설립한 배터리 제조업체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가 이 회사에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자회사 SB에너지도 주요 투자자다. 작년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ESS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전해질을 철과 소금, 물 등으로 만든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필요한 리튬을 사용하지 않아 공급망 위기로부터 자유롭다고 평가를 받는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ESS의 배터리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부문에 활용될 전망이다. 전력 저장 시간이 최대 12시간으로 길기 때문에 간헐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