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도 질주'…마루티스즈키 위기론 日서 대두

SUV·전기차 부문 약점…"스즈키 오사무 회장 퇴임도 또 다른 불안요인"

 

[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차·기아가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일본 내에서 '인도 절대강자'인 마루티스즈키 위기론이 대두됐다. 

 

일본 해외전문매체 재팬 인 뎁쓰(Japan in Depth)는 지난 12일 '스즈키, 인도 사업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기사를 통해 현대차의 인도시장 약진과 그에 따라 마루티스즈키의 '부동의 1위' 자리가 흔들리는 현 상황을 조명했다.

 

일본 스즈키는 지난 1983년 인도 국영기업 마루티와 손잡고 현지 자동차 시장의 진출한 이래 줄곧 시장지배적인 지위를 유지해 왔다. 전성기 땐 시장점유율이 80%를 웃돌았으며 줄곧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2020년) 점유율 17.4%의 2위를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의 약진으로 점유율이 47.7%로 과반 밑으로 내려간 데 이어 지난 5월엔 월별 판매량에서 현대차·기아 합산 3만6051대에 못 미치는 3만2903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판매량이 줄어드는 건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지만, 이 과정에서의 점유율 감소는 스즈키의 인도 독점적 지위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본보 2021년 6월4일자 참조 현대차·기아, 인도 마루티 제치고 '1위'…3만6051대>3만2903대>

 

일본 스즈키 본사도 자사 수익의 핵심인 인도 자회사 마루티스즈키의 부진에 우려하는 모양새다. 스즈키 전체 매출 중 인도 사업 비중은 2019년 35.4%에서 2020년 33.5%, 2021년엔 31.8%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스즈키는 최근 2020년 4월~2021년 3월기 연간 실적결산을 발표하면서 일본 자동차 회사로는 유일하게 미확정 요소가 많다며 내년기 실적 전망을 발표하지 않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마루티스즈키는 인도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SUV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현대차·기아가 SUV 라인업을 앞세워 약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판매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시장 판도마저 바뀌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인도 정부는 전기차로의 전환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도 스즈키에겐 중장기 우려 요인이다. 스즈키는 현대차·기아와 달리 전기차로의 전환에 뒤처져 있다. 최근 일본 도요타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아직 그 움직임이 전기차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방향성을 보이는 단계는 아니다.

 

재팬 인 뎁쓰는 "마루티스즈키는 현대차 등 경쟁사보다 SUV 부문이 약하고 중국계 등 경쟁사는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6월 주주총회에서 스즈키를 43년 동안 이끌어 온 스즈키 오사무 회장(91)이 퇴임한 것도 또 다른 불안요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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