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반복되는 '셧다운'...2분기 글로벌 판매 어쩌나

5월 반도체 보릿고개 현실화
국내외 공장 셧다운 지속 예상

 

[더구루=윤진웅 기자] 반도체 수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국내외 생산 거점의 가동이 불안하다.

 

현대차·기아는 탄력적인 생산을 통해 수요 변화에 대응,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이대로라면 2분기 글로벌 판매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현대차·기아 국내 공장 셧다운 지속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국내외 공장이 셧다운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자제어장치(ECU), 변속기제어장치(TCU) 부족으로 지난 24~26일까지 사흘간 아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에도 같은 문제로 12~13일,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나흘간 아산공장 문을 닫았었다.

 

아산공장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중형 세단 쏘나타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다.

 

국내 다른 공장까지 포함하면 상황의 심각성이 더 체감된다. 지난 6~7일 양일간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4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이어 17~18일에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52라인의 가동이 멈췄다. 18일엔 준중형 세단 아반떼, 소형 SUV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도 셧다운 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아이오닉5와 코나 등을 생산하는 울산1공장의 가동이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멈추기도 했다. 당시 코나의 전방카메라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아이오닉5의 경우 구동모터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었다.

 

기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에어백컨트롤유닛(ACU) 반도체 부족으로 소형 SUV를 생산하는 소하2공장을 17~18일 이틀간 생산 중단했었다.

 

◇ 해외공장도 반도체 수급난에 코로나19

 

현대차·기아의 해외 생산 거점들도 줄줄이 가동을 멈추고 있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은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공장 가동을 멈췄다. 일일 확진자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하고, 매일 1만 명 이상이 사망할 만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서다. 이달에만 두 번째다.

 

앞서 현대차 브라질 피라시카바 공장도 지난 3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P.1) 탓에 7일간 가동을 멈췄었다. 해외 핵심 생산 거점 두 곳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기아는 미국 조지아 공장을 지난 27~28일 이틀간 셧다운했다. 지난달 8~9일 반도체 수급난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생산을 멈춘 이후 두 번째다. 기아의 유럽 생산기지인 슬로바키아 공장도 지난 3월 반도체 부족 사태로 처음으로 가동을 멈춘 바 있다. 또 같은 달 멕시코 공장은 갑작스럽게 몰아친 겨울 한파로 셧다운에 들어갔었다.

 

◇ 반도체 수급난, 판매 감소 이어지나

 

현대차·기아는 탄력적인 생산을 통해 수요 변화에 대응,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업계는 2분기 글로벌 판매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심화로 국내외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하는 등 '5월 보릿고개'가 현실화됐기 때문.

 

전문가들도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량이 갑자기 비약적으로 늘어나기 어려우므로 공급난에 따른 공장 중단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 반도체 부족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달을 보면 내수·수출 합산 현대차, 기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각각 34만5777대, 24만9734대로 전달보다 8.6%, 1.3%씩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차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이미 예견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2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5월 이후의 생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으며 기아 역시 "미리 비축해 뒀던 재고가 바닥나는 시점이 5월"이라고 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전략물자화 되는 시점이라 2분기에 수급난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인도 등 글로벌 공장 가동상황 악화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생산원가 역시 오르기 때문에 수천억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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