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질주 배경은 공격적 반도체 선주문…5월도 이어지나

무노즈 현대차 북미법인 CEO "시장 상황 경쟁사와 다르게 봐"

 

[더구루=김도담 기자] 현대차·기아가 공격적인 반도체 선주문에 힘입어 미국에서 월간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부족의 '피크'로 예상되는 5월에도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15만994대를 판매하며 북미 진출 이후 역대 최다 월간 판매고를 올렸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4월과 비교해 무려 127.1%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는 128% 늘어난 7만723대, 기아는 121.3% 늘어난 7만177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308.7% 늘어난 3294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월간 기준 역대최대, 현대차도 제네시스를 포함한 수치로는 역시 역대최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4월 누적으로도 각각 전년대비 48%, 35%의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증가했으나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판매량 증가율은 이를 상회한다. 이 기간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111.4% 늘어난 151만대로 집계된다. 대부분 회사의 판매가 늘었으나 GM, 포드 등 미국 현지 브랜드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수요를 일부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의 선전은 연초 예상 수요를 공격적으로 잡은 결과다. GM, 포드 등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고려해 연초 생산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았으나, 현대차와 기아는 생산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차 등은 이 덕분에 '반도체 대란'이 벌어지기에 앞서 충분한 반도체 수급이 가능했고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호세 무노즈 현대차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자는 대부분 (반도체) 주문을 줄였으나 우리는 시장 상황을 다르게 판단하고 반도체 수급 전략을 짰다"고 전했다. 

 

현대차도 반도체 품귀 상황에 따른 타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북미 자동차업계 시장조사기업 오토포캐스트는 현대차가 4월 자국 생산량에서 4만5579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의 생산중단 사례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계 브랜드로서 그만큼 빠른 회복 추세의 북미 시장에 공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맥케이브 오토포캐스트 사장은 "외국계 브랜드는 자국 브랜드보다 미국 현지 고객의 충성도 유지를 위해 현지 생산량 유지에 더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브랜드인 도요타도 4월 한달 전년대비 무려 183% 증가한 23만9311대의 차를 현지에서 판매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언제쯤 해소되느냐 여부다. 현대차·기아는 여전히 경쟁사 대비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하고 있으나 반도체 품귀가 길게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폭스바겐은 하반기에나 상황이 다소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드 역시 올 3분기 생산계획을 기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올해 생산차질 규모를 1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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