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스틴 정전 피해액 4000억"…2분기부터 슈퍼사이클 '효과'

1분기 매출 65.29억, 영업이익 9.28억원
반도체 공급난에 세트부문 생산 차질
M&A 가능성에는 "아직 NO"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한파에 따른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3000~4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인 정상화에도 일부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2분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 "오스틴 공장 완전 정상화…재발 방지 위해 대책 마련"

 

한승훈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무는 29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텍사스 오스틴 공장은 한파, 폭설로 인한 단전과 단수로 가동이 중단돼 웨이퍼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피해 규모는 총 7만1000장 정도"라며 "이는 약 3000~4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한 전무는 "다만 이번 사고는 예고된 단전으로 당사는 사고 발생 이전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설비 가동을 사전에 계획했고 발생 이후 복구 작업을 계획대로 신속하게 실시하는 한편 고객과 초기부터 현황을 긴밀히 공유해왔다"며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라인 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했으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텍사스주 및 오스틴시 정부는 물론 현지 용수 및 전력회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라인은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전분기 생산 차질 영향이 일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장호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1분기 파운드리 생산차질로 모바일 DDI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실적이 정체했다"며 "2분기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더해 전분기 파운드리 생산 차질이 일부 지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스틴 공장 정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에 반영됐다. PC와 모바일 중심의 양호한 메모리 출하량에 따른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조9900억원)과 직전 분기(3조8500억원)와 비교해 감소한 3조370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1조원 가량 뛰었다. 

 

이 밖에 평택 P2라인 등 선단공정 전환을 위한 신규 공장의 초기 투자비,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등도 영업이익 악화에 영향을 줬다. 

 

2분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응용처 전반에 대한 수요 강세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D램과 낸드 모두 5G 전환 가속화, 1인 1PC 보급 트렌드에 따라 모바일과 PC 수요가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서버향도 신규 CPU 출시와 고용량화 추세로 높은 수요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SSD의 경우 2분기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D램은 20%를, 낸드는 시장 예상인 30% 중반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의 조기 도입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는 한편 원가경쟁력까지 확보해 업계 리더십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중 다수 레이어에 EUV(극자외선)를 적용한 14나노 D램 양산에 돌입한다. 낸드는 싱글스택 기반 128단 6세대 V낸드 생산 비중을 대폭 늘린다. 

 

낸드 사업 관련 M&A(인수합병) 추진설(說)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이전에도 강조했듯이 낸드사업 전략에서 인위적인 합병을 드라이브할 계획은 없다"며 "원가경쟁력 및 기술력 리더십 확보 등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게 저희의 기조"라고 말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 등의 삼성전자 인수 가능성을 제기했다. 

 

◇ 반도체 공급난에 세트 생산 차질…피해 최소화 '총력'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사업과 디스플레이 부문에 생산 차질이 있다고 인정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 거래선과 협의하는 한편 새로운 시스템도 도입했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세트는 주요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필요 부품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사와 리드타임을 최적화하는 등 판매액 손실 최소화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부문에서는 DDI 공급 부족이 작년 하반기부터 발생했지만 필요한 재고를 사전에 확보해 1분기 영향을 최소화했고, 현재는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재고 확보를 노력하고 고객과 수급 현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부사장은 "(이를 계기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력과 인공지능(AI)를 통한 의사결정 지원 등 신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인 NERP 시스템을 전세계 법인에 내년 1월까지 도입 완료할 예정"이라며 "금번같은 이슈가 발생할 때 좀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QD디스플레이 전환 가속화…하반기 양산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 대형 패널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QD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급증한 수요와 가격으로 생산을 연장한 LCD 사업은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지속한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QD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고객과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하반기께 예정대로 제품을 출시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LCD 사업의 경우 "시장 상황 및 고객 요청을 고려해 일부 물량을 여전히 생산중"이라면서도 "추가 생산 연장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상무는 "기본적으로 LCD 시장은 경제 상황이나 부품 수급 등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이례적으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 플랜보다는 현재처럼 고객 요구, 시장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65조3900억원, 영업이익 9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18.2%, 6.2% 증가했다. 총 영업이익도 실적을 견인하던 반도체 부문의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직전 분기와 비교해 모두 개선됐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세트 부문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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