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공급난에 '즐거운 비명'…"올해 투자 늘린다"

1Q 매출 8.5조·영업익 1.3조…전년北 11%·66%↑
D램·낸드 가이던스 상회…"하반기까지 수급 타이트할 것"
"차량용 반도체 부족난 책임감 느껴…파운드리 투자 검토"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올해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 공급 부족 상황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내년 시설투자 당겨 올해 집행…생산량 증가는 내년 발생"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CFO)은 28일 열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에 따른 장비 투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길어진 장비 수급 리드타임과 셋업 기간 등을 고려해 내년 케펙스(시설투자) 일부를 올 하반기 앞당겨 집행한다"고 밝혔다. 

 

노 부사장은 "분기별로 이사회 심의위원회를 열어 시기 등을 조정하는데 이미 3월말 납기가 긴 장비에 대해서는 PO(구매주문서) 나갈 준비를 완료했고, 상대적으로 납기가 급하지 않은 장비는 향후 시장 상황을 보면서 6월 말에 최종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주문 완료한 장비는 올해 말 셋업돼 내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초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 효과로 SK하이닉스의 케펙스 규모는 당초 계획한 것보다 증가하게 됐다. 메모리 반도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억눌린) 효과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가리지 않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1분기에도 기존 가이던스를 상회해 D램과 낸드는 전분기 대비 각각 4%, 21% 높은 출하량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 문화 정착에 따른 IT기기향 수요 강세와 부품 공급 부족을 우려한 재고 확보 수요가 맞물린 덕이다. 코로나19로 지지부진했던 모바일향 제품은 중화권 고객의 공격적인 점유율 경쟁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버향 수요는 은 2분기부터 개선을 시작으로 신규 CPU 출시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 본격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타이트한 반도체 수급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 부사장은 "올해 고객의 세트 빌드 전망이 연초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성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가운데 당사는 생산성 향상과 적절한 재고 활용을 통해 추가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간 성장률로는 D램 20% 중반, 낸드 30% 중반을 제시했다. 

 

경쟁력 재고를 위해 2분기 내 D램 주력 제품인 10나노급 3세대(1z) 생산량을 늘리고 연내 EUV(극자외선)를 적용한 4세대(1a) 제품 양산도 시작한다. 낸드의 경우 128단 제품 비중을 80%까지 끌어 올리고 연내 176단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노 부사장은 "서버향의 경우 고객사에 따라 각기 다른 투자 전략을 가져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2분기에서 하반기로 가면서 1분기 대비 점진적으로 세트 빌드를 높여간다고 보고 있다"며 "모바일향은 중화권 고객사가 작년 4분기부터 공격적인 출하 계획을 1분기까지 지속 유지하고 있어 재고 조정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파운드리 8인치 '집중'…"투자 확대 위해 다각도 검토"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확대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12인치가 아닌 8인치를 중심으로 한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SK시스템아이씨(IC)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노 부사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 등과 관련해 대형 반도체업체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8인치 파운드리 중심의 추가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대한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형태로 현재 상황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 계획이 나오는대로 공유하고 생태계 여러 플레이어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파운드리 추가 투자나 12인치 혹은 선단 공정 파운드리 사업 진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노 부사장은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CIS)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풀케파로 생산해도 수급이 부족한 메모리 반도체의 높은 수요 때문이다. 노 부사장은 "현재 D램과 낸드 공히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일부 부품 수급에 문제를 줄 정도"라며 "CIS로의 전환 측면에서는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8조4942억원, 영업이익 1조3244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의 재현으로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 66%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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