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본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관련해 독일 당국의 조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금융사가 투자원금을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독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해당 DLS의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옛 돌핀트러스트)의 설립자 카를레스 스미서스트(Charles Smethurst) 최고경영자(CEO) 등을 상대로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스미서스트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기 피해 규모는 최대 30억 유로(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영국, 아일랜드,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투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 회사의 자금은 아일랜드 사무소를 거쳐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의 법인으로 흘러들어간 정확이 포착됐다.
다만 스미서미트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저먼프로퍼티가 문화재로 지정된 기념물 보존 등재 건물 등을 매입한 뒤 고급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다. 시행사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반자란자산운용의 대출펀드가 인수했고, 이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증권사가 DLS를 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2017년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은행 등을 중심으로 약 4600억원어치가 팔렸다. 판매 당시 2년 후 만기 시점까지 연 환산 7%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소개됐다.
그런데 지난 2019년 7월 만기가 연장되는 사태가 불거졌다. 저먼프로퍼티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는 판매금액 중 투자금의 50%를 투자자에게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헤리티지 DLS 투자자 총 1523명(개인·법인)에게 투자금 3799억원의 절반인 1899억원을 내년 1월까지 가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