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철수하고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과 열악한 인프라, 기업에 불리한 노동법 등으로 해외기업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코트라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이 작성한 '브라질 공장 폐쇄∙생산 중단을 고민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보고서에 따르면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가 브라질 공장을 폐쇄했거나 생산을 중단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작년 12월 상파울루주(州) 이라세마폴리스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불황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커진 탓이다.
아우디도 브라질 공장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우디는 남부 파라나주 상주제두스피냐이스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에서 세단형 승용차 A3를 생산했다. 아우디는 브라질 정부로부터 약속된 크레디트를 돌려받을 경우 생산을 재개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폐쇄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 브라질에 진출한 미국 포드는 100년 만에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포드는 북동부 바이아주 카마사리와 상파울루주 타우바테, 세아라주 오리존치 등의 공장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사태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몇 년간 큰 손실이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UFMG)의 연구에 따르면 포드의 브라질 공장 생산 중단은 올해 브라질 국내총생산(GDP)의 0.06%에 해당하는 38억 헤알(약 7780억원)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2040년 후에는 GDP의 0.28%가 감소할 전망이다.
포드의 공장 폐쇄로 올해 안에 5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25년에는 최고 7만여명이 실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후 고용 감소폭이 점차 줄어 2040년에는 약 1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의 생산 중단은 철강, 플라스틱, 고무, 화학제품 등 자동차 제조와 관련된 산업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코스트가 포드 공장 폐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코스트는 브라질이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더딘 성장에 머물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요인이다. 관료주의적 관행, 복잡한 조세 체계와 과도한 세금 부담, 열악한 인프라와 높은 물류 비용, 지나치게 복잡하고 노동자 위주로 만들어진 노동법 등이 포함된다.
코트라는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 개혁은 의회 통과를 비롯한 여러 단계의 조율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매우 느린 속도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며 "높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 비용은 상승하고 경쟁력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정부가 조세 개혁과 인프라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외국 회사들이 브라질 코스트 등과 같은 이유로 브라질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