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으로 선박유 가격 폭등 "물류 마비" 우려 나와

2026.03.16 10:47:53

연료유 가격 사상 최고 수준
연료유 부족 사태로 선박 운항 중단 가능성

 

[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통신의 에너지·원자재 전문 칼럼니스트인 하비에르 블라스가 "석유 산업의 최대 위험은 연료유 재고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블라스는 16일 블룸버그를 통해 "이란 전쟁으로 연료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해운업계에서는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등 주요 항구의 연료유 부족 사태로 선박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밝혔다.

 

연료유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등유·경유를 뽑아내고 남은 무거운 분획물(중유)을 말한다. 주로 선박 엔진, 산업용 보일러, 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된다.

 

그는 "원유와 연료유 사이의 전통적인 관계가 무너지면서 연료유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싱가포르에서는 배럴당 140달러, 푸자이라에서는 거의 1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어 "석유업계에서는 연료유가 일반적으로 저렴하고, 선호도가 낮으며, 무엇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증류탑 가장 아랫부분에서 나오기 때문에 '바닥에 남은 것'으로 불린다"며 "하지만 이란 전쟁은 이 산업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으며, 연료유는 이제 엄청나게 비싼 상품이 됐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에너지 시장은 배럴당 100달러 안팎의 유가를 유지하며 전쟁의 충격을 비교적 잘 견뎌 왔다"며 "다만 연료유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고,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블라스는 "연료유는 디젤, 휘발유 등에 가려져 있지만, 컨테이너선 운항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진짜 문제는 가격 급등과 더불어 주요 항구의 연료유 부족 사태로 컨테이너선부터 벌크선까지 모든 종류의 선박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최대 해운사인 AP묄러 머스크의 빈센트 클러크 CEO가 최근 프랑스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아시아의 주요 공급 거점이 연료 부족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일반적으로 공개 발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해운업계조차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요 3대 연료 공급 거점 중 싱가포르와 푸자이라 두 곳에서 연료유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아직 유럽과 미국 항구의 공급은 비교적 원활하지만, 상위 10대 항구 중 여러 곳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세계가 이미 석유 파동에 대비한 주요 방어 수단인 정유시설 우회와 전략 비축유 사용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 상승을 통한 수요 감소만이 공급량에 맞춰 수급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우려했다.

 

블라스는 "호르무즈 해협은 수백만 배럴의 원유 수송로일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UAE 등 정유시설에서 정제된 연료유의 통로이기도 하다"며 "이들 정유시설은 전 세계 연료유의 20%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해운업계와 석유업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항구에서 아시아로 연료유를 수송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선박 운항에 필요한 연료유가 부족해질 위험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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