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아민 나시르 최고경영자(CEO)가 "동부 유전 지대와 홍해를 연결하는 '동서 송유관'을 수일 내로 완전히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나시르 CEO는 1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동서 송유관을 활용해 기존의 70% 수준인 하루 약 5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것"이라며 "며칠 내에 하루 700만 배럴의 최대 용량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송유관을 이용하면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지 않고 사우디 서쪽 홍해에서 원유를 싣고 목적지로 갈 수 있다.
아람코는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해 왔으며, 이 가운데 소량만 홍해 얀부 항구를 통해 수출했다. 하지만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동부 걸프만에서 원유를 선적할 수 없다.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 선박 운항이 멈춰선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해협 전체 폭 55㎞ 중 유조선 통항 가능 구간은 10㎞ 이내로 모두 이란 영해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이 이 해협을 통한 원유와 가스 수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시르 CEO는 "원유 선적을 위해 유조선을 서해안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며 "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석유 재고가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며, 이번 위기로 재고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재개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수록 전 세계 석유 시장에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과거에도 공급 차질을 겪었지만 이번 사태는 중동 지역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경고했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지난해 1290만 배럴의 원유와 가스를 생산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마비로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200만~25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가 하루 50만~80만 배럴, 쿠웨이트가 하루 약 50만 배럴, 이라크가 하루 약 290만 배럴 원유 생산량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