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놓인 스피릿항공 구제에 나서며 사실상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대 90% 지분 인수 방안까지 거론되며 긴급 지원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스피릿항공의 마셜 휴브너 법률 대리인은 23일(현지시간) 파산법원 심리에서 “현재 운항에 투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주 말까지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규 자금 조달이나 약 2억4000만 달러(약 3559억 원) 규모의 제한된 현금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회사 자금 상당수는 파산 금융 조건에 묶여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미국 정부와의 구제금융 협상이 본격화됐다. 약 5억 달러(약 7415억 원) 규모의 정부 대출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 경우 미국 정부가 최대 90%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거론된다. 여기에 정부가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치권의 개입 의지도 분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구제금융을 제공하거나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유가가 내려가면 정부가 이를 매각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자리를 지키고 항공사를 살리고 싶다. 항공사가 많아야 경쟁이 유지된다”고 말하며 고용과 시장 경쟁을 정책적 명분으로 제시했다.
회사 측도 정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피릿항공의 데이브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에 감사하며, 수천 개 일자리 보호와 경쟁 유지, 합리적 운임 보장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는 구조적 취약성과 외부 충격이 겹친 결과다. 스피릿항공은 △엔진 리콜 △비용 상승 △저비용 항공 수요 변화 △제트블루 항공과의 인수합병 무산 등으로 재무 부담이 누적돼 왔다. 최근 이란 전쟁 후 항공유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회생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관건은 자금 수혈 이후의 구조 재편이다. 휴브너는 “추가 자금이 투입될 경우 스피릿항공이 충분한 자본을 갖춘 강력한 경쟁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비용항공 시장 통합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