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전자가 유럽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표준과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 수장을 배출하며 글로벌 HVAC 산업의 정책 주도권을 확보했다. 기술 경쟁력을 넘어 인증과 규범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가전·공조 시장 '톱티어'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30일 LG전자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나 파파자하리우(Christianna Papazahariou) LG전자 유럽 HVAC 환경 및 규제 전략 총괄이 유로벤트 인증(Eurovent Certification)의 규정 준수 프로그램·정책 위원회(CPPC) 의장으로 최종 선출됐다. 이번 선출은 업계 관계자들의 만장일치 지지로 결정됐다.
CPPC는 유로벤트 인증 체계의 핵심 정책 기구이다. 냉난방공조·냉동(HVAC-R) 제품 성능 인증 프로그램의 기준 제·개정과 운영 원칙을 총괄한다. 인증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감독한다. 위반 사례에 대한 정책 방향까지 결정하는 사실상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파파자하리우 의장은 향후 2년 임기 동안 유럽 내 HVAC 표준의 무결성을 수호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춘 인증 제도의 진화를 이끌게 된다.
특히 LG전자는 이번 CPPC 의장 선출을 계기로 유럽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디지털 전환 대응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파파자하리우 의장은 법학·공학·경영학(MBA)을 아우르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탄소 감축 규제 대응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의 제품 데이터 디지털화 등 미래 지향적 인증 시스템 구축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번 의장직 확보는 환경 규제가 까다롭고 정책 입안 과정이 복잡한 유럽 시장에서 LG전자의 탄탄한 업력과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화석연료 제한과 히트펌프 확대 등 유럽의 친환경 정책 기조 속에서, LG전자의 기술 표준이 향후 인증 지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는 등 강력한 정책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파자하리우 의장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메뉴판에 오르게 될 뿐이라는 말처럼,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며 "유로벤트 인증이 글로벌 HVAC 표준의 정점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투명성과 책임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앞서 시스템 에어컨(VRF) 인증 프로그램 위원장직을 수행하는 등 글로벌 표준화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번 CPPC 의장 배출을 계기로 유럽은 물론 글로벌 HVAC 시장 전반에서 가전 그 이상의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