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막 오른 한·중·일 로봇 대전…휴머노이드 전면에

2026.01.08 05:58:47

CES 2026 사로잡은 한·중·일 로봇
동작 시연부터 현장 적용까지…휴머노이드 전략 본격화
아틀라스·스팟의 그림자…닮았지만 다른 완성도

[더구루=정예린 기자] 로봇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국·중국·일본 기업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휴머노이드를 전면에 내세웠고, 동작 시연부터 공정 적용 사례까지 전시의 결은 뚜렷하게 갈렸다.

 

로봇 기업들이 대거 모여있는 노스홀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시연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통로까지 막히는 등 해당 전시관은 '핫 스팟'으로 꼽혔다. 관람객들은 로봇의 동작 하나 하나를 관찰하며 눈에 담고 촬영하기에 바빴다. 

 

 

◇ 공정부터 꺼냈다…로봇 손·PoC가 먼저 보였다

 

한국 기업들은 로봇을 공정 단위로 끌어왔다. 휴머노이드 자체보다 휴머노이드를 공정에 붙이는 부품과 모듈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산업통상부 주도의 제조업 AI 전환 프로젝트 '휴머노이드 M.AX(맥스) 얼라이언스' 공동 부스 구간에서는 로봇 손과 그리퍼 샘플 등부터 로봇 팔 모듈, 공정 특화용 로봇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중인 다양한 로봇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이로봇은 산업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휴머노이드 '앨리슨4(Allison 4)'와 '앨리슨 M1(Allison M1)'을 전면에 배치했다. 에이로봇 관계자는 "앨리스4 현재 포스코이앤씨와 HD현대중공업과 PoC(개념검증)를 진행 중"이라며 "앨리스 M1은 아모레퍼시픽, HL만도, SK텔레콤과 PoC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익로보틱스도 부스를 마련하고 로봇 사업 본격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원익로보틱스는 로봇의 '손'에만 집중한다. 부스 한가운데에는 원익로보틱스의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가 장착된 양팔 로봇이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과일, 도넛 모형을 테이블 위 물체를 집어 옮기는 데모를 진행중이었다. 현재는 휴대폰에 스티커를 붙이는 수준의 공정 작업이 가능한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추후 실제 제조 공정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원익로보틱스 관계자는 로봇의 '손'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회사들이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로봇들을 만들고 있는데 늘 손이 상용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고 있다"며 "당사가 일반적인 로봇 손 대비 큰 크기를 채택한 것은 작은 손이 민첩해 보이지만 반복 작업에서는 오히려 큰 손이 유리하다는 연구 등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스홀을 벗어나 자동차·전장부품 기업들이 대거 자리한 웨스트홀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로봇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등 계열사들과 함께 두산그룹 통합 전시관을 마련하고 협동로봇을 전시했다. 

 

웨스트홀에서 가장 긴 대기 줄을 형성한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관에는 현대차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을 직접 눈에 담으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시에서 로봇 기술 역량을 집결해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다. 전시관 내부에서는 4족 보행 로봇 '스팟'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전동식 연구형·개발형 모델,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를 비롯해 현대위아의 '협동로봇'과 ‘자율주행 물류 로봇’까지 전시했다. 아틀라스는 선반에서 부품을 집어 반대쪽 선반에 분류하는 동작을, 오르빗 AI 솔루션과 연동된 스팟이 설비 점검 시나리오에 맞춰 몇 걸음 이동했다가 멈춘 후 화면서 점검 결과가 표시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다. 

 

 

◇ 복싱·백덤블링·탁구…휴머노이드 무대에 올린 中

 

노스홀의 중심에는 중국 기업들이 있었다. 유니트리(Unitree), 애지봇(AGIBOT), 엔진AI(EngineAI), 샤르파(SHARPA), 마오이클랩(maoiclab), 뉴라(NEURA) 등이 휴머노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복싱 경기, 백덤블링, 탁구 경기 등까지 로봇의 화려한 동작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의 시선이 붙잡혔다. 

 

가장 눈에 띈 장면은 링 위에서 진행된 복싱 경기였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2대가 마주 서서 동시에 팔을 들어 올렸고, 잽과 훅 동작이 오갔다. 한 로봇이 주먹을 뻗으면 다른 로봇이 상체를 뒤로 젖히며 피했고, 다시 공격이 이어졌다. 

 

 

바로 옆 엔진AI 부스에서는 또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이 백덤블링을 반복했다. 몸을 낮췄다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회전한 뒤 두 발로 착지했고, 찾기 후 자세를 다시 잡았다. 유니트리를 의식한 듯 복싱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로봇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으면 갑자기 관람객 쪽으로 튀어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탁구대가 놓인 샤르파 부스에서는 인간이 로봇과 탁구 경기를 진행했다. 이 네트를 넘을 때마다 관람객의 고개가 좌우로 움직였고, 공이 빗나가기도 하며 접전이 이어졌다. 이밖에 애지봇, 마오이클랩 등은 4족 보행 로봇 등을 시연했다. 뉴라는 휴머노이드부터 서빙용 로봇 등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전시했다. 

 

중국 부스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격의 노출이었다.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가격 정보나 도입 조건으로 연결되는 로봇이 있었다. 휴머노이드를 '미래 기술'이 아니라 지금 거래 가능한 제품으로 제시하려는 태도가 엿보였다. 

 

 

◇ 연구·실증 단계에 머문 日 로봇…존재감 제한적

 

일본 정보통신기술 기업인 후지쯔(Fujitsu)도 올해 CES에서 로봇 전시를 통해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 두 종류가 배치돼 있었고, 각 로봇의 구조와 제어 방식에 대한 설명이 패널과 영상 위주로 이어졌다. 로봇은 정해진 위치에서 기본 동작을 수행했으며, 동작 자체보다는 설계 개념과 적용 맥락을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다만 노스홀에서 중국 기업들의 휴머노이드가 복싱 경기와 백덤블링, 탁구 시연 등으로 시선을 끌던 장면과 비교하면, 일본 전시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로봇의 움직임은 절제돼 있었고, 관람객들도 환호보다는 설명을 듣거나 패널을 읽는 데 시간을 썼다.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과 아틀라스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과 동작이 적지 않았고, '새로운 장면'보다는 이미 익숙한 형태의 로봇을 다시 확인하는 느낌이 강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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