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생산거점에서의 자동화를 위한 로봇 사업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거기서 쌓은 기술과 역량을 바탕으로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로봇 사업의 출발점으로 제조 현장을 지목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거점을 실증 무대로 활용해 산업용 로봇과 피지컬 AI를 우선 고도화한 뒤 이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는 여러 제조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그 거점 하에서 이미 많은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조라인 투입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고,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간 내 소비자용 로봇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산업 현장에서의 검증과 축적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로봇 전략은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이후 한층 구체화됐다. 노 사장은 "세트(DX) 부문과 협업해 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 기술부터 피지컬 인공지능(AI) 엔진까지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투자와 관련 기업 투자 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공조 △전장 △메디컬 테크놀로지 △로봇을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이끌 4대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 네 가지 분야는 사업적으로 성장성이 있고, 기술 혁신을 통해 소비자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M&A를 추진하고자 선택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로봇을 포함한 신사업 전략은 삼성전자의 AI 전환 구상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하는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과 4K 이상 프리미엄 TV, 와이파이 연결 가전에 AI를 전면 적용하고, AI 적용 신제품 4억 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모바일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허브’로 가전은 가사 부담을 줄이고 수면·건강까지 관리하는 ‘홈 AI 컴패니언’ 역할로 진화시키겠다는 설명이다.
노 사장은 "본격적인 AI 시대에는 개별 기기 성능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가 AI를 통해 연결되는 종합적인 경험이 중요해진다"며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AI가 녹아들어 고객이 심리스하고 종합적인 AI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I 전략의 방향으로는 개방형 협력과 하이브리드 AI를 제시했다.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로봇과 피지컬 AI 기술을 축적한 뒤 이를 바탕으로 사업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노 사장은 "삼성만의 AI 기술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다양한 AI 솔루션과 플랫폼을 접목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적절히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