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도체 팹 버금가는 청정 환경' 한화시스템 구미공장 'K방산' 수출 허브로

2025.12.15 12:00:01

구미공장, 수출 비중 2032년 40%로 확대 목표
연구부터 생산·시험까지 통합 거점으로 '이목'…국내 최대 클린룸 등 첨단 시설 갖춰
함정 '두뇌' CMS·천궁 레이다 등 'K방산' 수출 품목 생산

 

[더구루=오소영 기자] "구미 사업장은 2032년까지 매출 5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비중은 약 26%에서 2032년까지 40%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2일 경북 구미1산업단지 내 신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구미 신공장은 8만9000㎡(2만7000평) 부지의 대규모 방산 시설로 지난달 25일 준공됐다. 기존 사업장 대비 규모 면에서 2배 이상 확장해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테스트, 수출 기능이 한 곳에 집약됐다. △K2 전차의 조준경 및 사격통제 장비 △'천궁-II'의 핵심인 다기능레이다(MFR) △한국형 전투기 'KF-21'용 항공전자 장비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 등 세계 방산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K방산'의 핵심 부품들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현재 약 1300명이 근무하고 있다.

 

◇ 국내 방산 업계 최대 클린룸 구축…시험·생산 환경 '최적화'

 

 

구미 공장은 글로벌 방산 기지로 도약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갖췄다. 그 상징적인 사례가 무진동 청정실이다. 김용진 한화시스템 구미사업장장(상무)은 구미 공장 건설 시 중점을 둔 요소로 클린룸을 꼽았다. 그는 "국내 방산 업체 중 가장 최대 클린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산) 부품은 온도나 습도, 먼지에 민감하고 특히 진동에 취약하다"며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1500평 규모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총 3개 층으로 조성된 무진동 청정실은 고정밀 전자광학 제품을 조립·시험할 시 미세한 진동으로 생길 오차 유발을 최소화한다. 김 상무는 "반도체 공장이 철길 옆에 있으면 기차가 다니면서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 때문에 수율이 낮다"며 "이를 방지하려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부연했다.

 

무진동 청정실은 초정밀 반도체 공장 수준인 1000만 클라스(1ft³ 안에 0.5마이크로미터(㎛) 보다 큰 먼지가 1만 개 이하인 수준)급의 청정도를 갖췄다. 초당 6마이크로미터(㎛/s)의 진동을 관리할 수 있다.

 

구미 신공장의 '국내 최초·최대' 기록은 클린룸에서 끝나지 않는다. 구미 공장은 국내 최초로 천궁 MFR을 비롯해 중·대형 레이다의 조립과 시험을 모두 할 수 있는 원스톱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약 500평으로 조성된 조립·시험장은 안테나 근접전계 시험과 핵심 구성품 및 체계 조립·시험, 성과기반군수지원(PBL) 순환정비까지 제품 전 수명주기를 동일 공간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대당 약 200~300만원의 물류 비용을 줄이고 전 수명주기에 걸친 통합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외에 △물류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700평 규모의 자재관리실 △국내 최대 생산 규모(월 기준)로 경기관총 조준경 500대, 라만 레이저 발진기 40대를 제조할 수 있는 전자광학 청정실을 갖췄다. 

 

 

◇ 중동·캐나다 정조준…공동 R&D·AI 센터 추진

 

 

한화시스템의 대표 품목인 CMS도 구미 신공장에서 시험·생산된다. 현재 구미 공장에서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용 CMS 개발을 위한 시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 KDDX는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으로 선체부터 전투체계, 다기능레이다 등 핵심 무기체계를 비롯해 각종 무장까지 모두 순수 국내기술로 건조되는 최초의 국산 구축함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0년 말 국방과학연구소와 약 5400억원 규모의 KDDX용 CMS 및 MFR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이 KDDX용 CMS 개발 시 가장 중점을 두는 요소는 자동화다. 전투 상황에서 운영자 개입을 최소화하는 기술들을 검증하고 군의 전력화 일정에 맞춰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자동 표적인식과 교전관리, 명중평가 등의 기능을 탑재한 지능형 전투체계(Intelligent Combat System)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기술적 준비 상태는 많이 올라왔지만 AI가 어떻게 데이터를 쌓느냐에 문제가 있고 각국의 보안 이슈도 해결돼야 한다"며 "군에서도 지능형 전투체계를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지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차별화된 기술력에 현지화 전략을 더해 수출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럽과 미국, 중동 등 주요국들은 무기 수입을 전제로 높은 현지화율을 주문하고 있다. 가령 사우디는 법적으로 60~70% 이상의 현지화율을 요구하고 있다.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사업센터장(전무)은 "연구 센터·AI 센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며 "중동은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여러 데이터를 얻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AI 센터를 만들고 우리 연구진들을 파견해 실제 데이터를 수집해 우리 군에 활용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도 이러한 협력을 반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발표를 앞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대한 수주 의지도 내비쳤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범국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당사는 전투체계를 공급하며 훈련 장비도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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