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 펀자브 주정부가 농심에 식품 가공 분야 투자를 공식 제안하며 인도 시장 맞춤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K-라면 글로벌 확장을 인도식 입맛에 맞춘 공동 개발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식품 기술력과 인도 내수시장 간 결합이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인도 펀자브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바그완트 싱 만 펀자브 주총리는 서울 모처에서 농심홀딩스 경영진과 만나 인도 맞춤형 K-라면 공동 개발을 제안하고, 식품·식품 가공 분야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만 주총리는 "인도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인스턴트 라면을 함께 개발하자"며 현지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서 만 주총리는 펀자브 주가 식품·식품 가공 산업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생산 기반과 물류 접근성, 가공·포장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농심의 인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농심의 인도 내 오프라인 유통망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진출 확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층과 청년층을 겨냥한 공동 마케팅 캠페인 추진도 요청했다.
이번 제안은 단순 투자 유치 차원을 넘어, 펀자브 주의 산업 현대화와 인프라 확충에 한국의 기술력과 자본을 접목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만 주총리의 방한은 식품 가공 산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아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는 주(州)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행정·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인도는 시장 규모가 크지만, 식문화와 향신료 선호 등으로 취향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농심이 보유한 맛 개발·품질 관리 역량에 현지 원료 조달과 유통망을 결합할 경우 가격 경쟁력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만 주총리는 이번 방한 기간 농심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연이어 만나 펀자브 주 투자 유치에 나섰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 류영하 GS건설 신재생발전사업부문장 등을 만나 재생에너지와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