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중공업이 독일 자율항해 솔루션 개발사인 얀슈츠(Anschütz)와 협력을 모색했다. 상황 인식과 제어 기능이 한층 향상된 자율항해 솔루션을 점검하고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다. 자율운항 시대에도 조선 강국의 리더십을 이어가고자 유망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얀슈츠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킬에 위치한 얀슈츠 본사를 방문했다. 자율항해 솔루션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테스트 선박을 비롯해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곧 출시 예정인 자율 항해 시스템 '얀슈츠 오토노믹스(Anschütz Autonomics)'에 대한 설명도 청취했다.
얀슈츠는 1905년 설립돼 대형 선박용 자이로컴퍼스(선박 조정에 필요한 항해 장비)를 최초로 생산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해체됐으나 1952년 재출범했다. 2023년 DMB에 인수됐으며 상선과 함정 등에 필요한 항해 시스템을 공급해왔다.
이번에 공개한 얀슈츠 오토노믹스는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른 선박과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정밀한 조정이 가능하며 강풍과 높은 파도 속에서도 정해진 위치에 선박이 정박할 수 있도록 한다. 육상에서 모든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 가능해 정찰과 방어 등 다양한 해상 임무에 활용될 수 있다. 얀슈츠는 프랑스 CMN조선소, 독일 해군조선소 등과 협력해 실증 테스트를 수행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얀슈츠의 솔루션 도입을 살피고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차세대 선박이다. 24시간 운항이 가능하고 인건비 절감과 연료 효율성 향상 등을 가져올 수 있어 조선 업계의 미래 '게임체임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독자적으로 AI 자율운항시스템(Samsung Autonomous Ship·SAS)을 개발했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에 SAS를 적용하고 태평양 구간에서 기능을 시험했다. 1만㎞에 달하는 태평양 구간을 사람의 개입 없이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11월에는 완전 자율운항 연구 선박인 '시프트 오토'를 출항하며 관련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