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말레이시아 차세대 군함 입찰을 앞두고 현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수주 경쟁력을 확보한다. 필리핀에 이어 말레이시아까지 동남아시아 특수선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20일 말레이시아 방산 기업 AmDef(AM Setia Defence Services) 다또 아제미 마핫(Dato' Azemi Mahat)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서 지난 18일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영업 담당 실무진과 만났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방산 시장을 개척하고 파트너사를 발굴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다목적지원함(MRSS) 2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입찰을 시작해 정식 제안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후보로는 HD현대중공업의 HDL-1300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의 산지오르급 다목적 군수지원함(LPD),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조선소 PT PAL의 마카사르급 LDP 업그레이드 모델이 꼽힌다.
앞서 아시아 방산 전문지 '디펜스시큐리티아시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해군이 세 업체로부터 MRSS 스펙 관련 자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길이 약 150m, 배수량 약 1만 톤(t) 이상 등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유력 수주 업체로 부상했다. <본보 2025년 3월 31일 참고 HD현대중공업, 말레이시아 다목적지원함 건조 사업 수주 '유력' 꼽혀>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3년에도 연안 임무함(LMS) 2차 사업 참여를 타진했다. 그해 랑카위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 '리마(LIMA) 2023'에 참가해 LMS과 상륙함 등을 선보였다.
HD현대중공업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서 특수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선진 시장보다 기술 이전과 인재 교육, 현지화 등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시장을 공략해 2030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정부의 군사력 증강 계획에 따라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OPV)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 6월 2400t급 필리핀 원해경비함 1번함인 '라자 술라이만(RAJAH SULAYMAN)함'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동남아 거점을 확보하고자 작년 4월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특수선 엔지니어링 사무소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