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볼리비아 법원이 중국과 러시아 기업이 참여한 대규모 리튬 개발 계약에 대해 중단을 명령했다.
볼리비아 포토시 지방법원은 최근 "정부가, 중국 CBC 컨소시엄, 러시아 국영기업과 각각 체결한 총 20억 달러(약 2조7400억원) 규모 리튬 프로젝트 계약을 정지하라"고 판결했다. 두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인 우유니 소금사막에 탄산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중국 CBC 컨소시엄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 기업 'CATL'과 'BRUNP & CMOC'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10억 달러(약 1조3600원)를 투입해 직접 리튬 추출(DLE) 공장 2곳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본보 2024년 11월 28일 참고 'CATL 주도' 中 CBC 컨소시엄, 볼리비아 리튬 공장에 1.4조 투자>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Rosatom)' 자회사인 '우라늄 원 그룹(Uranium One Group)'은 연간 1만4000톤 규모 탄산리튬 공장을 세우기 위해 9억7000만 달러(약 1조32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본보 2024년 9월 12일 참고 러시아·볼리비아, 1.3조 들여 탄산리튬 합작공장 짓는다>
이번 판결은 현지 원주민 공동체의 환경권 침해 소송에 따른 결과다. 앞서 우유니 지역 50여 개 원주민 공동체를 대표하는 '노르 리페스 원주민공동체연합'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자원 오염과 생태계 훼손 가능성을 지적하며, "충분한 환경영향평가와 공식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볼리바아 정부는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알바로 아르네스 대체에너지부 차관은 "법원 판결을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했다"며 "계약 관련 입법 절차는 계획대로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 계약이 외국 기업에 과도하게 유리하게 설계돼 볼리비아에 재정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볼리비아 정부는 이번 중단 조치가 자원 개발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볼리비아는 세계 2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