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불가리아 정부가 현대건설에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프로젝트의 공사비 고정을 요구했다. 부당한 공사 비용 상승을 막겠다는 차원에서다. 현대건설의 코즐로두이 원전 파트너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에 이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라야초 트라야코프 불가리아 에너지부 장관 대행은 16일(현지시간) 김동배 주불가리아 한국대사와 현대건설 경영진을 만나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프로젝트에 대한 진척 상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현대건설이 공사의 30%를 불가리아 기업에 발주하기로 약속한 점을 환영했다.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원전 운영에 있어 불가리아의 전문성과 오랜 경험은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 시 확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용 산정과 관련해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가 고정된 가격으로 건설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끝없는 기한 연장과 비용 통제 부재로 인해 결국 실패로 이어진 다른 유사 프로젝트들의 경험이 있다”며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는 고정 가격으로 지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신규 발전소 부지에 필요한 토지를 정상 가격에 수용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68헥타르의 부지를 1억 유로(약 1700억원)에 매입하는 거래가 이뤄질뻔 했던 사례를 언급했는데, 부당한 비용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불가리아는 지난해 10월에도 현대건설에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의 정확한 비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확한 비용마저 책정되지 않으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된 탓이다.<본보 2025년 10월 2일 참고 불가리아, 현대건설에 "코즐로두이 원전비용 검토" 요청>
최근에는 현대건설의 코즐로두이 원전 파트너사인 웨스팅하우스 관계자들을 불러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건설 일정을 앞당길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동 전쟁 영향으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원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도 트라야코프 장관 대행은 현대건설에 “작업 속도를 높이고 프로젝트의 필요한 진전을 보장할 수 있는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불가리아 정부와 현대건설은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ESC)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체결된 ESC 계약은 올해 3월 만료돼 연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만 새로운 계약이 발효되려면 코즐로두이 원전과 불가리아 국영 에너지 기업 ‘BEH(불가리아 에너지 홀딩)’ 경영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대건설은 “계약 기간 연장 시 새로운 엔지니어링 업무가 계약 조항에 포함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작업이 중단되지 않고 부당한 지연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