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도쿄 홀린 '쫄깃한 유혹'…농심, '너구리' 팬덤 키운다

2026.04.19 12:00:02

농심,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서 사흘간 너구리 단독 부스 운영
캐릭터·식감 앞세워 '팬덤' 구축…제2 파워브랜드 육성 가속
하우스쿡·타일러 "K-푸드 경쟁력, '맛' 넘어선 '체험적 재미'"

[도쿄(일본)=진유진 기자] 지난 16일 일본 도쿄 선샤인 시티 컨벤션 센터 홀A.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하고 영리한 눈매의 농심 '너구리' 캐릭터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18일까지 사흘간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 현장은 개막 첫날부터 K-푸드의 위상을 증명하듯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엑스포럼이 주관하는 코리아 엑스포 도쿄는 식품, 뷰티, 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한국 문화·산업 종합 박람회다. 일본 현지 소비자의 높은 친숙도를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수 있는 주요 무대로 꼽히며,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120개 기업이 참여하고 45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린 이번 박람회에서 주인공은 단연 농심이었다. 전시장 핵심 요충지에 자리 잡은 농심의 '너구리 존'은 단순 시식 코너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 테마파크'로 보였다.

 

 

◇ "가와이!" 외치고 스티커 투표…열도 여성층 저격한 '너구리'

 

농심 부스는 종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방문객들은 거대한 너구리 인형과 인증샷을 찍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고, 한편에서는 너구리 오리지널과 순한맛의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현장에서 만난 후미(50·여성) 씨는 "SNS를 보고 달려왔는데, 면발의 쫀득함이 기대 이상"이라며 "과거 한국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궁'을 통해 한국 라면을 처음 접한 이후 꾸준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4시 기준 농심 부스를 찾은 방문객만 600명을 돌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2030 젊은 층부터 4050 여성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부스 게시판에는 '너구리 캐릭터가 귀엽다', '깊은 국물 맛과 쫄깃한 식감에 반했다' 등 호평이 가득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농심은 시식 후 선호하는 맛에 스티커를 붙이는 여론조사와 참여형 게임 이벤트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현지 마케팅도 적극 펼치고 있었다.

 

 

◇ '먹는 재미'가 곧 경쟁력…라면과 K-컬처의 시너지

 

K-푸드의 흥행 공식은 이제 '맛'에서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농심과 협업 중인 주방가전 브랜드 '하우스쿡'의 신영석 범일산업 대표는 일본 시장의 질적 변화를 체감 중이다.

 

이날 신 대표는 "일본 2030 여성들 사이에서 '직접 끓여 먹는 재미'가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농심 일본법인과 긴밀히 소통하며 삿포로 눈축제 등 주요 행사마다 함께 참여해 신라면의 맛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만난 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씨 역시 K-푸드의 핵심 경쟁력을 '경험의 재미'에서 찾았다. 체험형 K-푸드 브랜드 '칼파벳(KALPHABETS)'을 운영 중인 경영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농심 부스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흥미로운 구성"이라며 "부스를 가득 메운 인파는 K-푸드가 가진 체험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외국인들은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조리하고 즐기는 과정 자체에 열광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적 재미가 식품 고유의 제품력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포스트 신라면'의 주인공은 너구리…브랜드 팬덤 구축 박차

 

농심의 이번 행보는 일본 내 확고한 1위인 신라면의 뒤를 이을 제2의 엔진으로 너구리를 낙점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매운맛의 대명사가 된 신라면이 시장을 개척했다면, 너구리는 캐릭터의 친근함과 특유의 통통한 면발을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더 깊이 스며들겠다는 구상이다.

 

농심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곳에서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며 공을 들인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을 단순 수출 시장을 넘어, 견고한 브랜드 팬덤을 구축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미 일본에서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신라면의 위상을 발판 삼아, 이제는 너구리를 제2의 파워브랜드로 안착시키겠다는 뚝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친근한 캐릭터와 오동통한 식감을 내세워 농심이 그려가는 '너구리 세계관'이 일본 열도의 입맛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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