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도 제철소 부지 두고 JSW그룹, 현지 토착민들과 실랑이

2025.05.08 15:48:11

호주·일본 은행 4곳 상대 인권 침해 소송…JSW그룹 지원 중단해야
포스코 철수 후 남은 부지, 원주민 동의 없이 JSW그룹에 양도…생태계 훼손 우려

 

[더구루=오소영 기자] 인도 시민단체가 포스코의 인도 파트너 'JSW그룹' 제철소 투자를 지원한 호주와 일본 금융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JSW그룹이 포스코의 투자 철회 이후 남은 부지를 원래 소유주인 원주민에 돌려주지 않아 제철소 설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금줄이 됐다는 비판이다. JSW그룹에 대한 금융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네덜란드 소재 비영리기구(NGO) '뱅크 트랙'에 따르면 '안티 진달&안티 포스코 무브먼트(Anti-Jindal & Anti-POSCO Movement)'는 뱅크 트랙의 후원을 받아 호주 은행 ANZ와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SMBC)·미즈호 은행·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J)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은행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JSW그룹에 자금을 지원하고 인권 침해 행위를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안티 진달&안티 포스코 무브먼트는 JSW그룹이 추진 중인 '우트칼 제철소·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문제 삼았다. JSW그룹은 인도 남동부 오디샤주에 연간 1320만 톤(t) 규모의 일관제철소와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과거 포스코가 제철소를 지으려고 했던 부지를 확보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오디샤 주정부와 연산 1200만 t 규모의 일관제철소 설립을 모색한 바 있다. 지역 주민의 반대와 환경 문제 등으로 철수를 결정한 후 223만㎡(약 68만 평) 규모 용지를 현지 주정부에 반납했다. 이후 오디샤 주정부가 JSW그룹의 투자를 유치하며 부지를 양도했다.


원주민들은 반발했다. 당초 원주민 소유였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의 철수 이후 원주민에 반환하지 않고 JSW그룹에 넘겼다는 비판이다. 원주민 동의 없이 토지를 점유하고 지역 생태계를 파괴했다며 JSW그룹의 토지 침탈 행위를 묵인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에도 책임을 물었다.

 

JSW그룹은 이번 소송에서 피소된 금융기관들로부터 우트칼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2019년 ANZ로부터 5000만 달러(약 700억원·1건), 2019~2023년 미즈호로부터 2억3020만 달러(약 3200억원·7건), 2021~2023년 MUFJ로부터 1억3000만 달러(약 1800억원·4건), 2022~2023년 SMBC로부터 1억670만 달러(약 1500억원·3건)의 대출을 받았다.

 

안티 진달&안티 포스코 무브먼트는 자금 지원을 공개적으로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와 구제 절차가 완료될 때가지 대출을 제공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데벤드라 스웨인(Debendra Swain) 안티 진달&안티 포스코 무브먼트 대표는 "은행이 JSW에 자금을 제공하면 그 돈은 우리의 집과 농작물을 파괴하고 (JSW그룹의 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처벌에 쓰인다"며 "JSW는 은행의 지원 없이 우리 땅을 훔칠 수 없으므로 (은행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티 진달&안티 포스코 무브먼트는 지난 2005년 포스코의 제철소 건설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고자 설립됐다. 인도 오디샤주 자가츠싱푸르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풀뿌리 단체로 현지 제철소 건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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