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지난해 불황 속 보릿고개를 넘은 한국 게임사들이 대작 게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글로벌 대작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40종에 달하는 신작을 출시한다. 신작 라인업에는 개인용컴퓨터(PC), 콘솔에서 즐길 수 있는 대형 기대작도 다수 포함됐다.
지난해 실적 하락 등으로 보릿고개를 넘어온 엔씨소프트는 리더십,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사업 강화로 재도약한다는 목표다. 이에 상반기 중 리니지2M 동남아 서비스, RTS 택탄 등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와 오픈월드 MMO 슈팅 게임 'LLL'을 출시, 글로벌 PC·콘솔 게임 시장을 공략한다.
나혼자만레벨업: 어라이즈의 성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넷마블의 올해 기대작은 글로벌 인기 지식재산권(IP) 왕좌의 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다. 올 상반기 출시될 예정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이 달 중 북미, 유럽에서 비공개 테스트도 진행한다. 왕좌의 게임 IP의 인기만큼 북미, 유럽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펄어비스는 2025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4분기 출시 예정이 붉은사막은 이미 2025년 플레이스테이션(PS) 스토어 '최고의 출시 예정 게임'으로 소개될 만큼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붉은사막은 게임스컴, 지스타 등에서 진행된 시연을 통해 자유도 높은 액션, 역동적인 전투 시스템, 완성도 높은 게임성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21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발할라 서바이벌을 앞세워 220여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4분기에는 PC·콘솔 기대작인 '크로노 오디세이'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월드 MMORPG 장르 게임인 크로노오디세이는 페이투윈(P2W·Pay to Win) 요소를 최소화하는 등 북미, 유럽 이용자 공략 준비를 하고 있다. 크로노오디세이는 공개된 영상을 통해 컨트롤 기반의 호쾌한 액션씬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일본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스마일게이트는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한 MMORPG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는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되는 만큼 코퀄리티 그래픽과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전략적 플레이 요소가 포함돼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글로벌 e스포츠 영역도 넓혀나간다.
NHN은 자체 개발한 크로스플랫폼 좀비 슈팅 RPG '다키스트 데이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좀비 창궐 속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와 모험을 다루는 게임으로 3월 4일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대박 흥행으로 한국 게임사 최초로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넥슨도 3월 28일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출시, 콘솔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해당 게임이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큼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던파 IP의 매력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모바일 부문에서는 마비노기 모바일도 출시한다.
글로벌 초히트 IP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크래프톤은 3월 28일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앞서해보기(얼리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조이는 심즈로 대표되는 인생시뮬레이션 시장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신작이 나왔다는 기대를 받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협력해 개발한 AI캐릭터를 도입해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글로벌 인기 IP를 앞세워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린 게임사들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크래프톤, 넷마블, 더블유게임즈 등은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매출을 기록한 넥슨도 던파 모바일이 중국에서 1조5000억원을 벌어드리면서 가능했다.
또한 비상계엄과 탄핵국면, 강달러 흐름 속에 원달러환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해외 매출이 높아지면 실적도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 콘솔 플랫폼에서 성과를 낸다면 업계 내 위상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