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도미니카공화국이 만성적인 전력난을 해소하고자 대규모 인프라 개혁을 추진한다. 4년 안으로 전력 손실을 줄이고 보조금을 축소하며 민영화도 진행한다. 전력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며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전망된다.
28일 코트라 산토도밍고무역관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 국영 전력 배급사 통합 이사회(CUED)는 최근 국가 전력 시스템 개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4년 내에 △전력 손실을 최소 19% 줄이고 △보조금을 현재의 3분의 1로 축소하며 △2026년까지 배전사 에데노르테(Edenorte)·에데수르(Edesur)·에데에스테(EdeEste)의 관리를 민영화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CUED는 6억5000만 달러(약 8500억원) 상당 투자를 추진한다. 향후 2년 동안 전력 네트워크를 집중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전력 손실을 개선한다. 당장 올해 에데노르테·에데수르 각각 2%포인트씩, 에데에스테 3%포인트 전력 손실을 줄인다. 현재 38%인 총손실은 연말까지 36%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까지 에데노르테는 26%에서 20%로, 에데수르는 32%에서 20%로, 에데에스테는 56%에서 41%로 준다. 세 회사 합계로는 2년 차에 6%포인트, 3년 차에 5%포인트, 4년 차에 추가로 6%포인트 줄여 총 17% 감소 목표를 달성한다는 각오다.
보조금은 올해 14억5000만 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2028년까지 5억 달러(약 65000억원)로 하향 조정된다. 배전사들이 정부 소유지만 민간 기업의 관리를 받도록 입찰도 실시한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1억4190만 달러(약 1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민간 기업의 관리 하에 둬 재무 구조를 회복하겠다는 게 CUED의 계획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이 강도 높은 개혁책을 내놓은 이유는 만성적인 전력난에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작년 말 전체 발전설비 용량이 5675.1㎿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발전량은 2 3912.6GWh로 같은 기간 8% 뛰었다. 발전설비 용량과 발전량 모두 5년 동안 증가 추세이지만 노후화된 전력 네트워크로 번번히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하며 도미니카의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안간힘이다. 발전, 송배전 개선에 54억 달러(약 7조900억원)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발전량의 30%를 청정 에너지에서 얻겠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허리케인으로 망가진 푸에르토리코 전력 시스템도 안정화한다. 현재까지 전력 인프라 재건에 90억 달러(약 11조8300억원) 이상 투자했다. 2027년에는 수중 케이블 운영을 시작해 전력 수출국으로 거듭난다.
도미니카공화국이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며 한국 업체들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미니카 변압기 업체 트란스델시(TRANSDELCI)의 로라 마리 알몬테(Laura Marie Almonte) 대표는 코트라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가격 대비 높은 품질과 약속한 일정을 문제없이 소화하는 능력,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추가 비용 없이 빠른 시일 내 부품·새 제품을 보내주는 애프터서비스로 긍정적인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며 "한국 제품의 수입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