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신동원號, '역동적 뉴 농심' 색깔 드러냈다

2022.06.30 06:00:00

비건시장 노크…포리스트키친·베지가든 
美 제2공장 세우고 멕시코 '눈독'

 

[더구루=김형수 기자] '변화, 혁신, 파격, 소탈, 소통.' 


내달 1일 취임 1년을 맞는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의 행보를 집약한 단어들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회장직에 오른 신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이라는 새 슬로건을 내세우며 변화를 알렸다. 신뢰받는 품질과 맛, 식품 안전에 대한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타트업처럼 '혁신' 서비스에도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식품업계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년여 동안 신 회장의 '뉴 농심'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비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해외 사업을 확대에 나서는 등 농심에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신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임직원 모두가 젊은 피가 돼 스타트업처럼 활발하게 부딪히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자'를 내세웠을 만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가 꺼낸 '미래 농심'의 핵심 키워드는 '필(必) 환경'이다. 농심은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육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친환경 먹거리로 각광받는 아이템이다. 베지가든은 신 회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고소한 불고기 볶음밥', '매콤한 김치불고기 볶음밥'을 선보이며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의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닭고기 대체육 첫 제품 '베지가든 후라이드 치킨'도 출시했다. 향후 단체급식이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콜라겐 같은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은 농심의 역량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신규사업 분야로 핵심으로 꼽힌다. 농심은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면서 회사 안팎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한편, 신사업 진출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열며 채식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단일 코스요리로 다양한 비건 메뉴를 준비했다. 농심은 대체육 개발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에 김태형 총괄셰프가 미국 뉴욕의 미슐랭 1·2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해 메뉴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대표메뉴는 코스의 첫 요리이자 레스토랑의 이름을 담은 '작은 숲'이다.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입거리 음식과 콩 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담았다.


그렇다고 농심이 국내 사업 다지기에만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선 신사업에 집중한다면 해외에서는 생산 능력 제고와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렌초 쿠카몽가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갖고 미국을 중심으로 중남미 시장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일본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 시장에서 선두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연간 라면 3억5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춘 미국 제2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농심의 미국 현지 생산역량은 연간 8억5000만개 규모로 늘어났다.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된다. 

 

지난해 수요가 급증해 한국에서 수출을 해가며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제2공장에서는 가동 초기부터 눈코뜰새 없이 생산라인이 돌아갈 것이란 설명이다. 농심이 제2공장을 준공한 것은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만이다. 그간 농심의 미국시장 매출액은 지난 2005년 4170만 달러(약 535억원)에서 지난해 3억9500만 달러(약 5068억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5년 8억 달러(약 1조263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멕시코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3000만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 달러(약 5173억원)에 달한다.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점쳐진다. 


농심은 올해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구축하고 멕시코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취임사에선 "과거 모든 의사 결정이 상부로 모아졌다면 앞으로는 토론과 스터디, 코칭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했다. 평소 직원과 소탈하게 소통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그는 "직원 소리가 모여 회사라는 큰 나무가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양분이 된다"고 언급해왔다. 매년 전국 생산 공장과 영업지점 방문도 직접 보고 소통하기 위해서다. 

 

농심 관계자는 "대체육 핵심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활용한 신메뉴 개발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살려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도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비건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에 영업조직 구성돼 영업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고 덧붙였다. 

김형수 기자 kenshi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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