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유럽 모터스포츠 대회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타이어 독점 공급사 자리를 놓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와 미쉐린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DTM 주최사 ITR은 내년 시즌 타이어 공급사 선정을 놓고 한국타이어와 미쉐린을 저울질하고 있다. 타이어 공급사가 대회 이미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TM은 BMW와 아우디, 애스턴마틴 등 세계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양산차 기반 경주차로 레이싱을 펼치는 모터스포츠 대회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DTM과 파트너십을 이어온 경험이 있다. 당초 오는 2023년까지 한국타이어가 단독으로 DTM에 타이어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올해 초 돌연 계약이 조기 종료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었다.
변경된 공급사는 경쟁사인 미쉐린였다. ITR은 공급사 변경 이유로 '타이어 성능'을 꼽았다. 게르하드 버거(Gerhard Berger) DTM 감독은 피렐리 타이어를 사용하는 경쟁 모터스포츠 대회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본보 2021년 3월 2일 참고 한국타이어, 獨 투어링카 마스터즈 독점공급 돌연 종료> 그러나 내년 시즌 갱신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같은 ITR의 저울질을 두고 업계는 두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우선 ITR이 한국타이어를 내세워 미쉐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유리한 조건으로 미쉐린과 계약을 맺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라는 것. 특히 DTM 더블 챔피언을 지낸 티모 슈이더(Timo Scheider) 선수가 "한국타이어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 지난 2011년 던롭에서 한국타이어로 공급사가 바뀌며 나의 대회 성적은 엉망이 됐다"고 혹평한 만큼 다시 한국타이어를 선택하기엔 무리라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타이어의 영업력에 ITR 경영진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후원 관련 한국타이어의 비즈니스 전략이 미쉐린보다 적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파트너십이 깨진 데엔 단순 타이어 성능이 아닌 비즈니스 상 이해관계 문제라는 전제하에 한국타이어가 먼저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선정 결과에 따라 이들 업체 중 하나는 내년 열리는 'GT 월드 챌린지'(GT World Challenge)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타이어 제품 신뢰도와 성능을 전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공급사를 누가 꿰찰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1992년 국내 최초의 레이싱 타이어인 Z2000 개발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공격적인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F3 아메리카', '포뮬러 르노 유로컵', 'CJ 슈퍼레이스' 등 국내외 유수의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레이싱 타이어 공급과 참가팀 후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