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최대 생산국‘ 콩고, 자원무기화 시동…배터리 업계 촉각

2021.04.07 09:33:08

ECG, 노동·안전 규제 모니터링…생산·유통 개입
광물 트레이더 트라피구라서 자금 지원

 

[더구루=오소영 기자]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통제한다. 작업 현장을 양지화해 친환경·윤리적 생산을 도모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코발트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행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EGC(Entreprise Generale du Cobalt)는 민주콩고에서 채굴하는 모든 코발트에 대해 독점권을 갖고 노동 조건을 개선한다. ECG는 민주콩고의 국영광업공사 제카마인(Gecamine)의 자회사로 영세 채굴업체들의 관리를 목적으로 2019년 11월 출범했다.

 

ECG는 자체 승인한 곳에서만 채굴을 허용한다. 작업 현장에서 노동과 안전 등 규정을 준수하는지 상시 모니터링한다.

ECG는 우선 콜웨지 지역의 단일 광구로 생산을 제한한다. 점차 생산을 확대해 연내 8000t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생산량의 절반은 ECG에서 별도로 갖고 시장에 내놓는다.

 

ECG는 코발트 시장에 개입하고자 필요한 재원도 조달했다. 세계 2위 광물 트레이더인 트라피구라 그룹에서 채굴 구역 관리, 코발트 가공·배송 등에 쓰일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트라피구를 통해 얻은 자금은 약 1억 달러(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CG는 규제를 강화해 '코발트 시장의 아람코(Aramco)'가 되겠다는 포부다. 진 도미니큐 타키스 콤버(Jean-Dominique Takis Kumbo) ECG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시장에서의 사우디 아람코처럼 ECG가 코발트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충분히 큰 시장 점유율을 갖고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G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배터리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제품 수명을 높이는 양극재 핵심 재료다. 민주콩고가 전체 생산량의 6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콩고는 미성년자를 채굴 작업에 동원해 아동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코발트 채굴·제련 과정에서 대기 오염 물질이 발생해 환경 문제도 제기됐다.

 

삼성SDI와 독일 BMW,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업체들은 '깨끗한 코발트'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ECG는 규제 강화로 배터리·완성차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높은 생산량을 토대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ECG가 코발트 가격에 미치는 입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콩고의 정치적 불안전성은 코발트값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2017년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며 당시 코발트 가격은 80% 이상 폭등했다. 올에도 정전 불안의 여파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코발트 가격은 지난달 22일 t당 5만2745달러로 3개월 새 60% 넘게 뛰었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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