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피한 美 우회 수입품 규모 3천억 달러 넘어

2026.04.24 10:54:06

美 정부 놓친 관세만 400억 달러 추산
USMCA 재협상 앞두고 변수 떠올라

 

[더구루=정등용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우회 수입된 물품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가 거두지 못한 세금 규모만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우회 수입 경로에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멕시코가 포함돼 향후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재협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4일 공급망 분석 플랫폼 ‘알타나(Altana)’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입되는 물품 규모는 연간 3000억 달러(약 445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알타나는 이러한 세탁 과정을 통해 지난 1년 간 미국 정부가 놓친 관세 수입만 약 400억 달러(약 59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알타나는 또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의심 거래 건수는 1억8850만 건으로 전년 동기 약 1억 건 대비 76%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알타나 데이터에 따르면,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거나 조정될 때마다 기업들은 관세가 낮은 아시아 국가를 거쳐 멕시코로 물품을 보냈다. 멕시코는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USMCA는 지난 1990년대에 체결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협정으로, 트럼프 1기 당시 체결해 2020년 7월1일 발효됐다. 내년 7월1일 협정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를 6년 더 연장할지를 논의하기 위한 재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관세를 통해 해외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복귀 시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알타나 데이터를 보면, 기업들은 미국에 새로운 생산 설비를 구축하기보다 오히려 멕시코 등 기존 공급망을 활용해 경로만 바꾸고 있다.

 

공화당 소속 제이슨 스미스 하원의원(미 하원 방법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청문회에서 "대기업 CEO들로부터 미국보다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것이 낫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USMCA 규정을 활용해 부품을 무관세로 들여온 뒤 완제품을 다시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문제는 USMCA 재협상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관세를 높여 제조사들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리도록 USMCA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캐나다는 USMCA 재협상에 앞서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주요 수출 분야에 대한 섹터별 관세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등용 기자 d-dragon@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