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나신혜 기자] 혼다 코리아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지 23년 만에 철수한다. 올해 연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중단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은 유지한다.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모터사이클 사업 부문에 집중해 경영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혼다의 중장기적인 경쟁력 유지 강화를 위해 경영 자원을 보다 중점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적 관점에서 신중한 검토를 지속한 결과, 자동차 판매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며 "시장 환경의 변화와 환율 동향을 포함한 사업 환경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차량 유리관리 서비스, 부품 공급, 보증 대응을 포함한 AS사업은 지속한다. 이 대표는 "법적 기간인 8년까지는 의무적으로 AS사업을 유지해야하지만, 그 이상까지도 고객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딜러사와도 차주부터 긴밀한 논의를 거쳐 종료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혼다코리아는 2001년 모터사이클 사업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 2004년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로 국내 수입차 시장 '1만 대 클럽'을 최초로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까지 국내에서 자동차 약 10만8600대를 판매했다.
다만 최근에는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혼다 본사는 지난달 12일 진행된 실적 발표를 통해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기준 최대 6900억엔(약 6조5180억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957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혼다코리아도 자동차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올해 1분기 신규 등록대수는 211대로 전년 동기(704대) 대비 70% 급감했다. 전체 수입차 시장 (8만 2120대)과 비교해 점유율도 0.26%에 그쳤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16일 대형 SUV '뉴 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전 계약을 실시했다. 신차 출시 등 전략으로 사업 반응을 꾀했으나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 더 뉴파일럿 블랙 에디션 사전예약 고객의 중고차 가격 급락 등 예상되는 피해 대응책에 관한 질문에 이 대표는 "중고차 가치 하락은 여러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며 "판매 종료에 따른 중고차 가치 하락 보상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혼다코리아는 향후 모터사이클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혼다코리아의 모터사이클 사업은 2026년 3월까지 약 42만600대를 판매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할 당시 한국 이륜 산업의 문화를 선도해 변화시키는 것이 모토였다"며 "고객들이 (모터사이클을) 재미있게, 즐거움을 가지고 탈 수 있는 체험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