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트레이더 "이란 전쟁 종료 후에도 10억 배럴 공백 계속될 것"

2026.04.22 15:43:34

공급망 정상화 최소 3~4개월 소요
비축유 바닥나는 ‘탱크 바닥’ 경고

 

[더구루= 김수현 기자]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딩 업계를 이끄는 경영진들이 현재의 대규모 석유 공급 부족 사태가 이란 전쟁 종식 이후에도 장기간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톨, 트라피구라, 군보르 등 글로벌 원유 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T 글로벌 원자재 서밋에 참석해 이같이 경고했다.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약 10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정제 제품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사라졌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더라도 공급 흐름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에너지 트레이딩 그룹 건보르의 리서치 책임자 프레데릭 라세르 역시 "전체 공급망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최소 3~4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전쟁이 한 달만 더 지속되어도 전 세계 석유 비축량이 한계치에 도달해 바닥을 드러내는 이른바 ‘탱크 바닥’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회복을 가로막는 걸림돌 중 하나는 글로벌 유조선 함대의 운항 경로 재편이다.

 

해협 봉쇄 기간 중 수십 척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들이 미국산 원유를 실어 나르기 위해 대서양으로 이동하면서,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당장 중동 원유를 실어나를 빈 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선박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중동발 화물 운임은 평시 대비 9배 이상 폭등하며 하루 50만 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전문가들은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유전의 경우 "지하 압력 저하로 인해 생산량을 이전 수준으로 100%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연구 책임자 암리타 센은 "위성 이미지 등을 통해 정유 시설의 피해는 확인할 수 있지만, 지하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언제 다시 가동할 수 있을지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쟁 종료 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고갈된 재고를 채우기 위해 전략 비축유(SPR)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유가는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인 비축유 방출로 유가가 잠시 하락할 수는 있으나, 여름철 수요 증가와 맞물려 장기적으로는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보르의 게리 페더슨 CEO는 "전쟁 후 중동에 1억~1억 5000만 배럴의 석유가 묶여 있으며,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일시적으로 전략 비축유 방출과 같은 완화 효과를 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방출분이 소진된 이후가 진짜 위기"라며 "북반구의 여름철 계절적 수요 급증과 맞물려 장기적으로 유가를 다시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u26@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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