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압구정현대' 전세 사는 까닭은? [영상+]

2020.05.21 10:13:38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에 세 들어 거주 중…전세가 15억 수준
본인 소유 집 없으면 고액 전세로 세금 수천만원 절약

 

[더구루=홍성환 기자]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新)현대아파트에 산다. 등기상 본인 소유는 아니다. 국내 최고 건설사 대표가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현대건설에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현대건설이 1970년대 초중반 주택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아파트 시장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기반이 된 곳이다. 한강 변 모래밭 위에 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대한민국 아파트 공화국의 역사가 시작됐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탄생으로도 이어졌다. 

 

특히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입지가 서울에서 손꼽을 정도로 훌륭하다. 서울 강남·북을 오가는 한남대교와 동호대교, 성수대교를 비롯해 동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도로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안 압구정초·중·고교가 있고,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가로수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청담동 패션거리 등 유명 상권이 가깝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일까. 박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준 정수현 전 현대건설 사장도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았다. 정 전 사장도 40년 이상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근무한 정통 '현대'맨이었다. 

 

박동욱 사장은 '현대아파트에 산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가 사는 183.49㎡ 아파트는 현재 매매와 전세 가격이 각각 42억원, 15억원 정도. 만약 전세 대신 15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800만원의 보유세를 물어야 한다. 

 

돈을 조금 보태 20억원짜리 아파트가 있었다면 보유세 부담은 1500만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말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시세 9억~15억원 70%, 15억~30억원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CEO가 연이어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사는 배경에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구현대아파트 1~7차, 10·13·14차, 대림빌라트 등을 묶어 4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사업비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한편, 박동욱 사장은 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198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줄곧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9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재경사업부장을 지냈고,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이후 현대건설 재경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부사장을 거쳐 사장에 올랐다.

 

박 사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건설의 재무 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8.1%로 1년 전보다 9.6%포인트 낮아졌다.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전년 말보다 4.1%포인트 개선된 198.5%를 나타냈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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