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 심화에…EU, 반도체 자급 속도

EU, 글로벌 반도체 수요 20%…생산량은 9% 불과
인피니언 등 유럽 기업들, 정부 지원 속 생산시설 확충
전문 인력 양성·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도 집중

 

[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EU(유럽연합)도 반도체 자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3위 시장이지만 반도체 생산량은 9%에 불과하다.

 

유럽 종합반도체기업(IDM)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인피니언, NXP, 보쉬 등은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물량은 TSMC, UMC,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는 파운드리가 없어 유럽 팹리스는 해외 파운드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에 인피니언은 올해 50억 유로(약 7조 원)를 투자해 동부 드레스덴에 팹 건설을 시작했다. 오는 2026년 이후 전력 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EU는 인피니언 팹 건설에 10억 유로(약 1조3937억 원)를 지원할 방침이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7억3000만 유로(약 1조174억 원)를 투자해 이탈리아 카타니아에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제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이 중 2억9250만 유로는 이탈리아 정부가 보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손잡고 57억 달러(7조9453억 원)를 투자해 프랑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텔도 독일 동부 마그데부르크에 ‘메가 팹’이라 불리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전체 공사비 170억 유로(약 24조 원) 중 40%에 해당하는 70억 유로(약 10조 원)를 정부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인텔은 기존 아일랜드 공장에도 45억 유로(약 6조 원)를 투자해 총 투자 규모를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EU는 제조시설 확대 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 양성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 33억 유로(약 4조7000억 원) 규모의 ‘유럽 반도체 실행계획(Chips for Europe Initiative)’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반도체 기업들은 경험치를 축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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