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韓, 폴란드 원전 참여 사실상 확정...기술이전 추진

한수원·PGE·제팍 31일 LOI 체결 전망
한국형 원전 기술 제공·낮은 비용 강점…방산으로 협력 확대
사신 부총리, 韓 방문 전 美 달래기 나서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폴란드 기업들과 협력의향서(LOI) 체결을 목전에 두며 사실상 신규 원전 사업자로 확정되는 분위기다. 기술 이전과 협력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 저렴한 건설 비용을 앞세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을 내며 흠집 내기에 나섰지만 야첵 사신(Jacek Sasin) 폴란드 부총리가 사전에 미국를 찾아 협상을 잘 마무리 지은 만큼 한수원의 수주에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야첵 사신 폴란드 부총리 겸 국유재산부 장관은 이주 방한해 한수원과 폴란드전력공사(PGE),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의 LOI 체결 행사에 참여한다.

 

체결식은 오는 31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LOI를 토대로 제팍이 2024년 말 폐쇄하는 폴란드 중부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건설을 모색한다. 2033년부터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폴란드가 신규 원전 사업 입찰에 돌입한 후 LOI를 맺은 건 한수원이 처음이다. 폴란드는 한수원의 기술 이전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형 원전 APR1400 관련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폴란드의 원전 생태계 구축에 한국의 기여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비용도 한수원이 저렴하다. 8.4GW 규모 발전소 건설에 드는 비용은 1310~1640억 즈워티(약 39~49조원)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6.6~9.9GW 원전 건설에 3300~4800억 즈워티(약 98~143조원), 미국은 6.6GW 규모 발전소에 2460억 즈워티(약 73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폴란드는 원전을 계기로 한국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방산 분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는 최근 한국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에 이어 다연장로켓 '천무' 수입 계약을 맺었었다.

 

한수원이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자 웨스팅하우스는 견제에 나섰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PR1400에 자사의 설계 기술이 쓰였다며 미국 수출입 통제법에 따라 한국의 원전 수출을 제한해달라고 주장했다. <본보 2022년 10월 24일 참고 [단독] 한수원·한전, 웨스팅하우스에 피소…美, 폴란드 원전 막판 뒤집기 시도>

 

미국은 애초 사업자 선정의 지연에 불만을 가졌었다. 폴란드와 미국 정부 간 협정에 따라 지난 12일까지 선정을 완료해야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예상보다 사업자 선정이 늦어진 데다 폴란드가 한수원과 LOI를 체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웨스팅하우스의 불만이 소송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사신 부총리가 미국행 출장을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수원과 LOI를 체결하기 전 미국을 달래고자 방미행을 결정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신 부총리는 안나 모스크바 기후환경부 장관과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원전 건설을 논의했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으로 웨스팅하우스를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었다.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할 사업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한수원이 따낼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추정된다. 웨스팅하우스는 폴란드 측과 설립할 신규 원전 합작사의 지분 49%를 갖고 보유 지분만큼 자금을 지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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