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TSMC, 美 보조금 놓고 신경전

펫 겔싱어 인텔 CEO, 美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기고
"TSMC 지원은 허울뿐…핵심 IP·첨단 제품 생산은 대만서"
미국혁신경쟁법 하원 통과 앞둬…인텔·TSMC 수혜 대상

 

[더구루=정예린 기자] 인텔이 공개적으로 TSMC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결정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천문학적 투자 경쟁 속 미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 법안의 하원 통과를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제조 그 이상: 칩 생산에 대한 투자는 미국 우선 순위를 지원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정부를 향해 "반도체 리더십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TSMC에 대한 자금 지원은 허울뿐인 투자라고 비난했다. 핵심인 지적재산권(IP)은 TSMC의 본사가 위치한 대만에 귀속돼 있어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특히 TSMC가 미국 공장을 가동한 후에도 첨단기술이 접목된 제품은 자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방 정부는 미국의 지적재산과 능력에 대한 투자에 기반을 두고 특허와 인력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자산을 국내(미국)에 보유하고 있는 회사에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미국에 뿌리를 둔 기업은 해외에서 찾는 것보다 정부와 협력해 미국을 최적의 운영 환경으로 만드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조적으로 미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외국 제조사들은 지적재산권을 자국 땅에 보관해 가장 수익성이 높은 최첨단 제품은 자국에서 생산한다"며 "이는 미국이 국가 안보에 필요한 고급 칩을 포기하거나 불안정한 외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하도록 요구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안정적인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인 미국혁신경쟁법(USICA)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USICA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026년까지 반도체 연구, 설계, 제조 등에 52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 백악관과 상원을 거쳐 하원 통과를 앞두고 있다. 각각 200억 달러(약 22조8400억원)와 120억 달러(약 13조7040억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는 인텔과 TSMC도 이 법안의 수혜 대상이다. 

 

겔싱어 CEO는 "어떤 법안도 정부의 투자 활동이 어떻게 조정돼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이나 전반적인 구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일련의 공통된 목표 하에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제조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연방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관련해 두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단순히 미국에서 칩 생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향후 미국을 몇 년 동안 기술을 제조하기 위한 세계 최고의 장소로 만드는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TSMC는 지난해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을 공식화했다. 120억 달러를 투입해 5나노미터(nm) 칩을 양산하는 생산시설을 짓는다.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으로 2024년 완공 목표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북부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하고 현지에 파견할 인력 1000명도 선발 중이다. 

 

이에 질세라 인텔도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200억 달러를 쏟아 미국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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