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데이터센터 위치 사실 은폐"…日특별위 발표

2015~2018년 日정부에 "주요 데이터 현지 보관" 보고
이미지, 동영상 등은 한국 서버에…"한일 관계 등 의식한 듯"
"텍스트만 주요하게 생각하는 사내 문화도 한 몫"

 

[더구루=정예린 기자] 네이버재팬이 만든 일본 최대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데이터센터 위치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관리 중요성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무책임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세워진 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현지시간)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별위원회는 조지 시시도 도쿄대학교 법정 대학원 교수와 가와구치 히로시 가와구치 설계 대표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라인은 지난 2013년, 2015년, 2018년 총 4회에 걸쳐 일본 정부 기관, 지자체,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설명회에서 메인 데이터센터는 현지에 구축돼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와 달리 실제 이미지와 동영상, PDF 등 첨부파일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는 한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2013년 "주요 개인 정보가 일본 데이터센터에 저장됨" △2015년 "라인은 전 세계에 여러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메인 서버는 일본에 집중돼 있으며 개인 정보는 일본 법률에 따라 관리됨" △2015년 "라인을 구성하는 주요 서버는 일본에 있으며 라인은 일본 법률에 따라 운영됨" △2018년 "라인의 개인 정보를 처리하는 주요 서버는 일본의 데이터 센터에서 관리됨" 등의 내용을 각 설명회에서 전달했다. 위원회는 라인 관계자들과 진행한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시시도 교수는 "라인이 적극적으로 사실을 숨겼다기 보다는 '주요 개인 정보' 및 '주요 데이터'라고 칭한 가운데 텍스트를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이미지와 동영상에 대해서는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 한국과 라인의 관계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서버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실태 이상으로 강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동영상, 파일 등은 주요 데이터로 인식하지 않는 사내 문화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사용자 중심의 관점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내 인식이 부족했다"며 "라인은 각계를 통해 받은 지적과 비판을 진지하게 받아 들여 사회의 중요 인프라로서 신뢰받기 위한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라인에 구체적인 데이터센터 이전 계획을 공유할 것도 요청했다. 라인은 지난 3월 발표한 대책에서 오는 6월까지 한국 서버를 일본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텍스트 및 파일을 저장하는 기능인 '킵(Keep)'과 사진을 공유하는 기능인 '앨범'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라인은 이날 중간 보고 직후 △Keep은 2021년 8월 신규 데이터의 일본 보관을 시작해 2022년 상반기 기존 데이터 이전 완료 △앨범은 2022년 상반기 신규 데이터 일본 보관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이전 완료 등의 일정을 추가 발표했다. 

 

라인의 개인정보 보호 미흡 논란은 지난 3월 시스템 개발 업무 등을 위탁한 중국 업체 직원들이 사용자들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이후 동영상, 이미지, 결제정보 등은 한국 서버에 보관한다는 점도 알려지면서 보안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중국 업체의 직원 4명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적어도 32회 이상 개인정보에 접근했다. 이 외에 시스템 유지 보수 작업을 담당하던 직원 1명도 11회 일본 내 라인 서버에 접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불거진 후 라인은 즉각 사과하고 중국에서의 일본 서버 접근 차단 및 라인 관련 기능·서비스의 개발·보수 업무 등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 사례는 없었다는 게 라인 측의 입장이다. 

 

한편 라인은 일본에서 약 8800만 명이 이용하는 대표 메신저 서비스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에 진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3월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Z홀딩스의 야후 재팬과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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