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화웨이 장비 반입 허가…美 제재 약발 떨어졌나

보다폰에 조건부 승인
화웨이, 유럽 5G 장비 사업 재기 기대감

 

[더구루=오소영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영국 통신사 그룹 보다폰의 현지 사업장에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를 사용하도록 허가를 내줬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미국의 압박 속에 빗장을 걸었던 주요국들이 태도를 전환하며 화웨이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보다폰 이탈리아 사업장의 화웨이 장비 사용을 조건부 승인했다. 화웨이의 원격 개입에 대해 제한을 전제 조건으로 걸었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미국의 압박 속에 화웨이의 장비 구매를 꺼려왔다. 미국은 지난 2019년 화웨이를 거래 금지 목록에 올리고 클린 네트워크 정책을 추진했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는 정책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동참을 요청했고 일본과 대만, 영국 등이 가세했다. 이탈리아도 통신 그룹 패스트웹과 화웨이 간 장비 공급 계약을 막았다. 현지 최대 통신회사 텔레콤 이탈리아(TIM)는 5G 구축 사업에 필요한 장비를 화웨이에서 사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 동조하던 이탈리아가 돌아서며 반(反)화웨이 연대가 약화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 물러난 후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에서 화웨이 장비를 다시 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화웨이는 이미 영국에 5G 장비의 사용 금지를 재고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화웨이의 이탈리아 투자가 먹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마스 먀오 화웨이 이탈리아 대표는 지난해 5G에 3년간 31억 달러(약 3조4300억원)를 쏟겠다고 밝혔었다. 화웨이가 2019년까지 이탈리아 통신 시장에 투자한 금액만 30억 달러(약 3조3200억원) 이상이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르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31.7%를 기록했다. 2019년 32.6%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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