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바이오제약 전문가들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급격한 시장 규모 확대에도 백신 공급 부족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 팜소스(PharmSource)dml 피터 샤피로 이사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컨퍼런스 'CPhl(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 디스커버 2021'에서 "긴급 사용 승인(EVA)을 받은 백신을 포함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의 50%가 위탁 제조 계약을 맺었다"며 "CDMO는 빠르게 사용 가능한 용량을 늘리는 데 있어 명백히 큰 승자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샤피로 이사 외에 에릭 랑거 시장조사기관 바이오플랜 어소시에이츠(BioPlan Associates) 회장, 케빈 샤프 삼성바이오로직스 얼라이언스 관리 책임자도 패널로 참여해 코로나19 시대의 CDMO 사업 방향, 성장성 등을 논의했다.
패널들은 모두 코로나19가 CDMO 분야의 성장을 가속화했다는 데 동의했다. 시장 규모 확대에 맞춰 CDMO 업체들이 발 빠르게 생산설비 확충 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설 규모부터 제조 인력, 생산량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피로 이사는 "이미 백신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등에서 접종 용량이 상당히 부족했으며 결과적으로 다른 영역에서도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샤프 책임자는 "제약 회사 시설 공간이든 CDMO 산업의 가용 용량이든 매울 짧은 기간 내에 사용 가능한 모든 용량이 고갈됐다"며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CDMO의 유연성은 상업적 볼륨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공급 계약을 협상할 때 CDMO에서 필요한 용량의 장기 가용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및 CDMO 계약을 따내면서 관련 사업이 조명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한국코러스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은 러시아 RFID △GC녹십자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와 각각 손을 잡으며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떠올랐다. 이 밖에 LG화학, 한미약품 등 위탁생산 능력을 갖춘 기업들도 활발한 물밑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안정적인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4000 리터(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글로벌 1위 위탁생산 기업이다. 지난해 착공한 4공장까지 합치면 총 62만ℓ에 달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휴온스글로벌, 한국코러스, LG화학 등도 연간 수억도스에 달하는 백신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 대신 CDMO의 사업성을 본 대웅제약, 동아쏘시오그룹 자회사 에스티팜 등 국내 제약 회사들이 CDMO 사업에 뛰어 들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