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 백신 개발 '올인'…예산 세자릿수 껑충

지난해 백신 예산 266억 루블
RDIF 코로나 백신 개발 6억 달러 투입
기술력 입증·외교 우위

 

[더구루=오소영 기자] 러시아가 백신 개발에 지난해 266억 루블(약 4110억원)를 투입했다. 2012년보다 세 자릿수 증가한 규모다.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다. 세계 백신 시장을 이끌어 경제를 재건하고 외교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1일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산업통상부는 국가 백신 계획 예산으로 지난해 266억 루블을 쏟았다. 2012년 56억 루블(약 865억원)과 비교해 375% 상승한 수치다.

 

러시아 정부는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작년 9월 '감염성 질병 예방 면역 2035 전략 2035'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백신 분야 100% 현지화를 목표로 전임상 및 임상 연구 강화, 러시아 생산업체 개발 등을 담았다.

 

러시아국부펀드(RDIF)는 백신 개발에 6억 달러(약 6780억원)를 쏟았다. 한국 정부의 올해 백신치료제 개발 예산(2억3000만 달러·약 2590억원)보다 3배가량 높다.

 

러시아의 백신 개발은 작년 5월 구체화됐다. 타티야나 골리코가 러시아 보건부 차관은 "14개 플래폼으로 47개 백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달 후 미카일 무라스코 보건부 장관은 "적어도 3~4개의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가멜리아 연구센터의 주도로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의 승인 절차를 주도했다. 작년 8월 세계 최초로 정부 등록을 마쳤다.

 

추마코프 연구센터와 벡터 정부 과학센터 또한 자체적인 백신을 연구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추마코프 연구센터는 작년 4월 코비박(CoviVac) 백신 개발을 발표하고 이듬해 2월 정부 등록을 진행했다. 벡터 정부 과학센터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을 채용한 백터 백신을 연구해왔다. 작년 말 규제 당국으로부터 일반 접종의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달부터 단체 접종이 가능해졌다.

 

러시아가 백신 상용화를 선도해 경제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백신을 협상을 지렛대로 삼아 타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부터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현지 제품을 개발해왔다. 작년 2월 기준 러시아 정부 제약 등록청에 등록된 백신은 111개다. 92개가 러시아에서 개발됐다.

 

겐나디 오니셴코(Gennady Onishenko) 러시아 하원 의원은 코트라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개발로 러시아의 과학 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은 네 가지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는데 이 중 세 가지를 활용해 백신을 상용화한 국가는 러시아가 전일무이하다"고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