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울산 북항 사업의 타당성 재조사에 착수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을 증설하기로 하며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증가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동북아 에너지 허브 울산 북항 사업 타당성 재조사 추진 계획 보고안'을 의결했다.
울산 북항 사업은 32만㎡ 부지에 LNG 벙커링과 석유제품 저장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총 3단계로 진행되며 1단계 투자가 지난 2019년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석유공사(49.5%)와 SK가스(45.5%), 싱가포르 탱크터미널 운영사 엠오엘시티(5%)가 참여한다.
이들은 2019년 11월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22만㎡ 부지에 석유제품 138만 배럴, 액화천연가스(LNG) 126만 배럴 등 총 264만 배럴의 저장탱크를 조성하기로 했으나 LNG 수요가 늘며 계획이 변경됐다. 135만 배럴의 LNG 저장기지를 추가로 짓기로 결정하고 약 6160억원이었던 사업비를 증액했다. 최종 투자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행 '공기업·준정부기관 총사업비 관리지침'은 사업비가 30% 이상 증가하면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재조사에 착수하고 울산 북항 사업을 본격 전개할 방침이다.
석유공사와 SK가스, 엠오엘시티는 2024년까지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단계 투자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2단계 사업으로 잔여 부지에 LNG 벙커링과 586만 배럴의 석유제품 저장시설을 구축하고 이어 406만 배럴의 LNG 저장시설 짓는 3단계 투자에 착수한다. 2025년까지 2단계 사업을 완공할 계획이다.
울산 북항 사업은 2008년 국정 과제로 선정돼 추진됐다. 석유공사는 북항사업 특수목적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수행해왔다. 당초 울산 남항(1600만 배럴)과 함께 2413만 배럴의 석유 저장탱크를 짓는 구상이었지만 중국 시노마트와 글로벌 탱크터미널사 보팍 등이 투자를 철회하며 진전을 보지 못했다. 2014년 초 100달러를 넘던 국제유가가 그해 말부터 40달러대로 폭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울산시는 석유에 LNG 저장시설을 추가했다. 사업 계획을 변경하고 경제성 평가 절차를 다시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