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애플이 11년간 제품 디자이너로 근무한 전 직원을 영업 비밀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전직 디자이너 사이먼 랭캐스터(Simon Lancaster)가 미출시 애플 제품에 대한 세부 사항과 영업 비밀을 훔쳐 언론에 제공하고 그 댓가로 이직한 회사의 홍보를 요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랭캐스터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지위와 신뢰를 남용해 개인적인 혜택을 얻기 위해 애플의 민감한 영업비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파했다"며 "그는 자신의 직급을 사용해 애플의 영업비밀이 포함된 업무 범위 밖의 내부 회의 문서에 접근했으며 이를 통해 취득한 영업비밀을 외부 언론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객을 기쁘게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만 명의 애플 직원이 매일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기능을 개발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아이디어 및 기밀 정보를 훔치는 행위는 애플은 물론 자신의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애플에 입사한 랭캐스터는 2019년까지 11년 동안 첨단 소재 및 제품 디자인 설계자로 근무했다. 터치바가 장착된 맥북 프로 등 주요 제품 디자인을 담당했다. 이후 2019년 소재 디자인 회사 '아리스 콤포짓(Arris Composites)'으로 옮겨 소비자 제품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애플은 랭캐스터가 지난 2018년부터 언론과 접촉해 정보 교환을 위한 관계를 맺었다고 보고 있다. 그가 훔친 영업비밀에는 미출시 제품에 대한 계획과 기존 라인업의 업데이트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게 애플의 주장이다.
특히 2019년 10월 15일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고용이 끝나는 11월 1일까지 영업비밀을 빼내기 위한 행위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랭캐스터는 언론 측에서 '프로젝트 X'라 불리는 애플의 미공개 제품 개발 계획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자 관련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회사의 지시에도 회의에 들어갔다. 또 근무 마지막날 오후 10시 24분에 외부에서 내부망에 로그인해 기밀 정보를 다운로드 했다.
애플은 법원에 △금지 명령 구제 △재판에서 입증된 손해·징벌적 손해 배상 △소송 비용 배상 등에 대한 판결을 요청했다. 배심원 재판 개최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