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 SMIC도 풀가동…증설, 美 제재에 발목

中 정부 120억 달러 지원…14나노 이하 공정 기반
기술·장비 조달 문제로 차질…첨단공정 개발 '비상'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SMIC가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에 발목이 잡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최근 상하이지방개발개혁위원회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년 상하이 주요 건설 프로젝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SMIC는 120억 달러(약 13조 2700억원)를 지원 받아 상하이 푸동에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한다. 초기에는 연구개발(R&D) 작업을 수행하고 향후 14나노(nm) 이하 공정 기반 12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월 3만5000장까지 늘린다. 

 

대규모 증설 계획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상무부와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SMIC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SMIC에 반도체 기술과 장비를 공급하면 중국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SMIC가 공급업체로부터 핵심 부품, 장비 등을 들여오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제재가 풀리기 전까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증설뿐 아니라 첨단공정 연구개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SMIC는 오는 2021년 10나노, 2023년 7나노 공정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그러나 윌버 로스 당시 상무부 장관은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면서 "SMIC가 첨단 기술 수준인 10나노 이하의 반도체 생산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허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SMIC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미국 제재로 인해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와의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중국 내 유일한 대형 파운드리사인 SMIC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SMIC는 지난해에도 중국 중앙 정부와 상하이 정부로부터 22억5000만 달러(약 2조4878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SMIC 공장 역시 풀가동 상태다. 쟈오하이쥔 SMIC 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MIC는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빗발치는 공급 요청에 생산능력도 늘린다. SMIC는 올해 43억 달러를 투자해 8인치와 12인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지난해 설비투자액 목표였던 67억 달러 대비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미국 제재 여파로 10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관련 기술과 설비는 반입이 금지된 만큼 첨단공정 외 기존 공정의 생산능력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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