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전력공사(CEZ) 경영진이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사업의 입찰 지연에 우려를 표명했다. 총선 이후로 일정을 미루면 최소 2년 후에야 입찰이 가능해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서다. 중국과 러시아를 입찰에서 제외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지침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파벨 시라니(Pavel Cyrani) CEZ 최고판매책임자(CS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체코 매체 아이로즈흐라스(iROZHLAS)와의 인터뷰에서 입찰 지연 여부에 대해 "원칙적으로 1개월 정도 늦어질 수 있으므로 1월 말까지 기다려야 자세히 알 수 있다"며 "1월 말에 입찰이 열린다면 (두코바니) 사업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체코는 연내 입찰을 계획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면서 일정이 밀리고 있다. 바비스 체코 총리는 지난달 체코 국영 라디오방송 '라디오6'에서 "선거를 10개월 앞두고 지금 정부가 그런 중요한 투자를 결정해선 안 된다"며 일정 조정을 예고했었다.
시라니 CSO는 "연기가 된다면 다시 (사업을)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선거가 지난 후에도 (입찰까지) 1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2년이 중단되면 인력이 빠지고 공급 업체도 관심을 잃을 수 있다"며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라니 CSO는 해고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늦어지면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지금 있는 인력을 자르거나 다른 분야로 옮겨야 한다"며 "이는 불쾌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슬로바키아와 핀란드 등에서 20여 명의 전문가를 데려오려고 했는데 일정이 변경되면 이들을 다른 국가에 빼앗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입찰 업체와 가격, 용량 등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안보 위협을 근거로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할 수 있다는 추측과 관련 사라니 CSO는 "정부로부터 명확한 요청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국내 한국수력원자력과 중국 중국핵전집단공사(CGN), 러시아 로사톰,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5개 회사의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사라니 CSO는 두코바니 발전용량을 1200㎿로 확정한 이유가 특정 공급 업체를 우대하기 위함이라는 업계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우리의 제안은 분명히 950㎿~1200㎿이며 이는 모든 후보 업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동의한 용량"이라고 강조했다.
사업비 1600억 코루나(약 8조4700억원)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최선의 추정치"라며 "프랑스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