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에콰도르 뇌물사건' 외교문제 번지나…현지 법원, 범죄인 인도 요청

뇌물 전달 혐의 최모씨 징역 8년 선고
현재 한국에서 머무는 중으로 알려져
한-에콰도르 범죄인 인도 조약 없어
에콰도르, 韓 송환 요청 거부하기도

 

[더구루=홍성환 기자] SK건설이 에콰도르에서 사업 수주를 위해 뇌물을 제공한 사건이 외교문제로 번질 우려가 나온다. 뇌물을 전달한 한국계 브로커가 확정판결 전 도주하자, 현지 법원이 형벌 집행을 위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것. 하지만 한국과 에콰도르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실제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콰도르 법원은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SK건설 법률 대리인이었던 최모씨(에콰도르명 마테오 최)를 포함한 10명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이번 주 중으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벨기에에 거주 중인 코레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스캔들에 연루된 고위공무원들도 대거 소환할 방침이다.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은 최모씨는 2013년 SK건설이 에콰도르 북서부에 있는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할 때 코레아 전 대통령의 측근인 호르헤 글라스 전 에콰도르 부통령에 150만 달러(약 17억8000만원) 규모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모씨는 현지에서 징역을 사는 대신 한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 법원이 한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최모씨를 검거해도 곧바로 송환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에콰도르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아서다. 지난해 한국 검찰이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에콰도르로 잠적한 정한근 전 한보그룹 부회장을 검거할 때도 에콰도르에 송환을 요청했지만, 에콰도르 대법원이 이를 거부해 애를 먹은 바 있다.

 

앞서 에콰도르 검찰은 코레아 전 대통령이 집권한 2007~2017년 기간 대규모 뇌물을 수수했다며 혐의자들을 기소했다. 검찰은 코레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 정권 고위인사들이 다수의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선거 자금으로 사용했고, 이들에게 인프라 공사를 수주하는 데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SK건설도 포함됐다.

 

SK건설은 우여곡절 끝에 수주한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의 공사비도 떼인 상태다. 올해 6월 말 기준 에스메랄다스 정유공장 사업의 미청구 공사금액은 3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지난 2016년 3월 준공했다. 발주처인 에콰도르 석유국영회사의 재무 부담이 커진 가운데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공사비를 받지 못한 것이다. SK건설은 이를 모두 손실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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