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UAE 유전 생산시설 건설 줄지연…생산량 관리 미흡

1단계 EPC 준공 4개월 늦어져…2단계도 2년 지연 전망
상업생산 성공 후 9개월 이상 유정별 생산량 측정 미수행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 중인 할리바 유전의 생산시설 준공이 줄줄이 미뤄질 전망이다. 시공사에 귀책 사유가 있지만 석유공사는 지연 이유를 파악하거나 보상금을 받아 손해를 보전하려는 노력에 소홀했다. 주기적으로 해야 할 유정별 생산량 측정도 실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할리바 유전의 1단계 생산시설건설(EPC) 준공이 약 4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할리바 유전은 한국 기업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유전 개발 사업이다. 석유공사·GS에너지 컨소시엄이 지난 2012년 ADNOC와 광구 참여 계약을 맺으며 유전 탐사·개발·생산을 공동 진행했다. 석유공사가 30%, GS에너지가 10%,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가 6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석유공사와 GS에너지는 지난해 7월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그해 연말까지 생산시설을 지어 하루 4만 배럴을 생산할 예정이었으나 준공이 늦춰지며 계획이 틀어졌다.

 

EPC 준공이 늦어진 원인은 시공업체의 실시설계 지연에 있다. 실시설계란 기본설계를 토대로 시설물의 형태, 공사 방법 등에 관해 최적안을 정하고 도면, 시방서 등을 작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시공사의 역량 부족으로 1단계 EPC 준공이 늦어지면서 2단계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쳤다. 석유공사가 준공 목표 시점으로 잡은 2022년보다 2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석유공사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체 이유를 검토하거나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지체상금 부과도 시공사와 논의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유정별 생산량 파악에도 미흡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할리바 유전의 생산에 성공한 후 9개월이 넘도록 유정별 생산량 측정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 측정값의 변동성이 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유정별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과 매장량 예측·관리를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다. 전체 물량을 생산정별로 분배할 때에도 유정별 생산량이 기준이 된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유정별 생산량 측정을 실시하지 않으며 체계적인 유정 관리가 어렵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지는 유정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식별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 감사실은 "시공사에 지체상금을 부과하고 준공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2단계 생산시설 건설이 지연되지 않도록 입찰 업체의 역량 평가와 공사 감독 강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명령했다. 유정별 생산량 측정에 대해서도 "신뢰성 있는 계측값을 활용해 유정별 생산량 분배 작업을 조속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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