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 기간 연장돼도 몰라" 무보, 獨 재보험 협정 관리 '낙제점'

율러헤르메스와 2014년 재보혐 협정
인출 일정 등 거래 정보 못 받아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독일 무역보험기관과 맺은 재보험 협정의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독일 기관으로부터 인출 일정이나 계약 조건 변경 등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해서다. 대출금 미상환 위험을 줄이겠다는 애초의 목적과 달리 오히려 사고 리스크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무보는 최근 내부감사에서 2014년 독일 무역보험기관 율러헤르메스와 맺은 재보험 협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보험 협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 당시 체결됐다.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금융을 양 기관이 공동 지원하는 것이 협력의 골자다. 한 기관이 계약 전체에 대해 무역보험을 우선 지원하면 다른 기관이 자국 기업의 수출분만큼 재보험을 통해 위험을 분담한다. 양 기관의 협력으로 보다 많은 금융 지원이 가능해 국내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무보는 2014년 협정 체결 후 이듬해 석유화학 사업을 지원하고자 율러헤르메스에 재보험 인수요청서를 보냈다. 인수요청서에는 인출 기간과 상환 일정 등이 명시됐다. 율러헤르메스가 이를 승인하며 재보험 계약이 성사됐다.

 

무보는 지난달 15일 최종 인출일이 다가오면서 율러헤르메스에 인출 일정을 비롯해 거래 정보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율러헤르메스는 정보를 제공해야 할 조건을 계약에 명시하지 않아 공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출 기간이 연장된 사실 또한 무보는 뒤늦게야 통보받았다. 최종 인출일이 지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인출 기간 연장에 대한 어떠한 정보 공유도 이뤄지지 않았다.

 

무보가 율러헤르메스로부터 제한된 정보를 제공받으며 사후 관리에 미흡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출 회수 기간이 2년이 넘는 중장기 수출보험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지만 이에 소홀해 금융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무보 감사실은 "원보험사의 인출, 계약 조건 변경 등에 대한 정보 제공 시기, 방법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보가 체결한 재보험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적은 계약 실적으로 논란이 됐다. 당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보가 2000년 이후 총 15개 기관과 재보험 협정을 맺었지만 실질적인 계약 성과는 연간 0.3건에 그친다고 밝혔다. 2014년 이집트 전력청 가스복합화력발전 증설 프로젝트 이후로 5년간 1건도 체결되지 않았다. 무보가 인수한 중장기수출보험 총 8199건 중 재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0.0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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